부산항운노조 지도부가 과거 선거 때마다 유세현장에 조합원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나 지도부와 정치권의 유착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부산항운노조 전.현직 조합원들에 따르면 2002년 12월 대선 당시 노조 지도부가 조합원들을 한나라당 후보의 유세현장에 동원하고 조합원들에게 지지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박이소(60) 위원장은 당시 한나라당 부산 남구 일대 유세에서 유세차량에 직접올라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으며 지도부는 선거가 임박하자 하루 수천명의 조합원을 유세장에 동원했다고 조합원들은 주장했다. 한 조합원은 "선거일이 임박해지자 전체 조합원의 절반이 넘는 하루 5천명원 동원한 적도 있어 현장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부산 사하구 괴정3거리와 남구 용당4거리에 각각 1천여명이동원됐으며 당시 대선 후보의 부인이 참석한 유세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대선 이후 총선과 지난 해 치러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노조 지도부는 지지정당을 바꿔 조합원들의 단결을 호소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합 간부였던 A씨는 "부산시장 선거 때 한국노총 부산지부에 현장 반장급 이상간부 500여명이 모였으며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와 함께 참석한 오문환 전 위원장이노조발전을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한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연설을 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해 대의원 대회에서 노조 지도부는 모 현역의원을 명예조합원으로 위촉하는 등 정치권과 다양한 방법으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정치 상황에 따라 지지정당을 달리하거나 조합원들에게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당부한 것은 부산항운 노조의 오래된 관행"이며 "그러나 정치권에금품을 전달했는 지 여부에 대해서는 소문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조합원들이 무더기로 특정 정당에 당원으로 가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있지만 정당 관계자들은 "노조차원의 조직적인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유착의혹을 부인했다. (부산=연합뉴스) 박창수.민영규 기자 swiri@yna.co.kr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