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가 북미지역 매출 악화 영향으로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 이는 오히려 현대차 등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선전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GM은 지난 16일 1.4분기 주당 순손실이 1.50달러로 기존 전망치(손익분기 수준)를 하회할 것이며 올 전체로는 주당 순이익이 1∼2달러로종전의 4∼5달러에 못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릭 웨고너 GM 회장겸 최고경영자(CEO)는 "북미시장에서 도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GM 채권에 대한 신용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한다고 발표했고 메릴린치는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그 여파로 이날 새벽 마감된 뉴욕 증시에서 GM주가는 13.97%나 하락하면서 1여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포드와 다임러크라이슬러는 2.67%, 1.97% 내렸다. 국내 증시도 현대차와 기아차가 오전 11시36분 현재 각각 1.58%, 2.36% 내리자GM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지수가 급락했다가 하락폭을 상당부분만회했는데도 두 종목은 낙폭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 송상훈 애널리스트는 "GM이 어려운 것은 일본차와 한국차가미국 시장에서 승승장구한데 다른 결과이며 현대차와 기아차에 별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자동차 시장이 전체적으로 위축되는 것이 아니므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GM이 부진한만큼 오히려 더 유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미 자동차 시장 규모는 올들어 1∼2월 3.9% 감소하는데 그쳤으나 GM은 매출이9.9%나 줄었고 반면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는 각각 14.7%, 9.6% 늘었다. 그는 "GM은 유류 소비가 많은 경트럭 위주이기 때문에 유가 상승으로 인해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손종원 애널리스트도 "GM실적 악화가 현대차와 기아차에 미치는영향은 거의 없다"고 말하고 "GM의 경우 인센티브는 계속 나가는데 재고가 줄지 않는 바람에 실적이 악화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동원증권 서성문 애널리스트도 "GM의 부진은 미국 시장을 일본차와 한국차가 빼앗은 데 따른 결과"라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현대차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유가 상승에 따른 소비 심리 부진 우려 때문이며 기아차는 급등에 따른 조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는 앞으로 미국 공장 성공 여부와 4월 말 그랜저 XG 후속모델 출시가 모멘텀이 될 수 있으며 지금이 주식을 매수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