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독도 문제로 한ㆍ일관계가 급랭함에 따라 국내 관광ㆍ항공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16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양국간 긴장관계가 조성되면서 단체관광객을 중심으로 일본 여행이나 연수를 취소하거나 취소 여부를 문의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A여행사 관계자는 "이달 중순 일본 구마모토(熊本)에 연주회를 하러 가려던 초등학생 여행단이 일정을 취소하는 등 최근 단체 관광객을 중심으로 `일본 여행을 가도 괜찮겠느냐'는 문의전화가 많이 걸려온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도 "이달말과 다음달 직원들의 일본 연수를 계획 중이던 몇몇 관공서와 기업이 연수 계획을 취소했다"며 "현지 여행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는데도 분위기가 워낙 안 좋아서 여파가 오래가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업체는 일본여행을 대체할 관광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C사 관계자는 "요즘 분위기에서는 일본 여행상품을 만들기가 꺼려진다"며 "대체여행상품으로 `상해 임시정부 발자취를 따라서', `민족의 영산 백두산을 찾아서'처럼 민족정서를 느낄 수 있는 여행상품을 개발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항공업계의 경우 한ㆍ일 노선 이용객 대부분이 비즈니스 승객 등 실수요자여서 현재까지는 별다른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한ㆍ일간 21개 노선을 운영 중인 대한항공은 "이달 1∼13일의 탑승률은 73.1%를기록해 71.4%였던 지난해 동기보다 오히려 탑승률이 더 높아졌다"며 "휴가철이 아닌 평월에 일본을 오가는 승객은 대부분 비즈니스 승객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을 비롯한 단거리 노선이 많은 아시아나항공도 "이달 1∼13일 일본 노선 탑승률은 79.5%로 다른 노선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아직까지 수요감소 현상은 없다"고 말했다. 일본인 관광객 입국자도 아직까지는 감소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이달 1∼12일 입국한 일본인 여행객은 8만8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만4천명)보다 18.9% 늘었다. 올 1∼2월 입국자 수도 395000명으로 작년 동기(24만5천명)보다 61.2% 많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 노선은 비즈니스 수요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한일 관계가 악화되도 단기간에 수요가 급감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잇단 악재가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빨리 상황이 개선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