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을 하는 김모 씨(48)는 전국에서 열리는 마라톤 경기를 보고 올해 마라톤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마라톤이 불어난 체중을 줄이는데 최고인데다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고 해 큰 맘 먹은 것이다.


김씨는 나이도 있고 1백70 에 78 의 과체중인 게 마음에 걸려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실에서 달리기 검진을 받았다.


2년 동안 주2회 40분씩 운동을 해온 김씨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김씨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김씨는 무릎과 발목 근력이 정상인보다 많이 부족했고 유연성도 부족한 것으로 판정됐다.


이 상태에서 운동을 할 경우 부상의 위험이 높고,심장에 부담을 줘 운동피로가 빨리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실에서는 김씨에게 달리기를 하기 전에 무릎과 발목보강을 위해 근력운동과 자전거타기,수영 등을 병행해 하체근력을 먼저 향상시킬 것을 권했다.


김씨의 경우는 다행이지만 자신의 체력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마라톤을 시작하다가는 부상을 당하기 쉽다.


전국에서 매년 1백50여개의 마라톤 대회가 열리고 있지만 마라톤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마라톤 준비 및 부상방지 요령을 알아본다.


◆다리근육과 심폐능력 먼저 키워라


지속적으로 운동을 해왔던 사람이 아니라면 달리기 전에 걷기를 통해 다리근육과 심폐능력을 먼저 키워야 한다.


우선 2주 동안은 걷기 운동만 한다.


처음 1주일은 20분씩,나머지 1주일은 30분씩 걷는다.


횟수는 1주일에 4차례 이상이 적당하다.


다리 근육이 만들어지면 걷기와 달리기를 함께 한다.


30분 동안 운동을 하며 달리기 2분,걷기 4분을 반복하는 요령으로 운동한다.


걷기와 달리기를 함께 하는 과정이 끝나면 걷지 않고 30분을 달린다.


처음에는 대화를 하면서 달릴 수 있을 만큼 천천히 달린다.


초보자들은 하루에 30분씩 1주일에 4번 정도 달려야 효과가 있다.


일단 30분을 달릴 수 있으면 1주일 단위로 점차 시간과 거리를 조금씩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30분간 달릴 수 있고 시간과 거리를 조금씩 늘려간다면 5km 정도의 대회에 참가해도 좋다.


5km 대회에서 완주를 했다면 다음은 10km 대회에 참가한다.


10km 대회에 참가하려면 1주일에 총 25∼35km 거리를 달린다는 계획 아래 하루에 5∼7km씩 달리는 훈련을 한다.


1주일 중 5일씩 6주 정도 하면 10km 대회에 참가해도 된다.


개인별로 다르지만 보통 1시간 정도에 10km를 완주할 수 있다.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려면 적어도 마라톤에 입문한 지 2년은 되어야 한다.


◆부상 대처법


마라톤 도중 무릎이 굳고 저리거나 무게감이 심하게 느껴지면 달리기를 중단하고 통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쉬는 것이 좋다.


다시 뛰기 시작할 때는 아스팔트가 아닌 흙길이나 풀밭에서 되도록 천천히 뛰도록 한다.


정신력으로 이겨낼 수 있다며 무리하게 뛰면 다시는 달리기를 못할 수도 있다.


일단 부상을 입었을 때는 쉬면서(Rest) 냉찜질을 하고(Ice),다친 곳에 압박 붕대를 감은 다음(Compression),다친 곳을 심장보다 높은 위치에 들어올리는(Elevation) 'RICE' 처치가 기본이다.


냉찜질은 부상이 생긴 뒤 10∼15분 안에,30분쯤 계속한다.


압박붕대는 다친 곳 조금 밑으로부터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감는다.


아래쪽은 약간 아플 정도로 세게,위쪽은 다소 느슨하게 감는다.


다친 곳은 가능한 한 오랫동안 심장보다 높은 곳에 들어올리고 있는 것이 좋다.


운동을 마친 뒤 곧바로 뜨거운 열탕이나 사우나에 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열이 부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뛴 다음에 바로 눕지 마라


마라톤을 완주한 뒤 갑자기 멈추거나 주저앉아도 심장에 큰 무리가 온다.


마라톤에 입문할 때는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지 반드시 체크해봐야 한다.


운동 중 혈압이 급격히 올라가는 '운동 고혈압'이 있는 사람이 꽤 많다.


이런 사람은 경기 도중 심박 수가 크게 올라갈 경우 평소 혈관 속에 있던 혈전(핏덩어리)이 심장 동맥을 막아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마라톤 경기를 마친 뒤 갑자기 주저앉거나 드러눕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경우 부정맥이 생겨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마라톤 사망 사고는 결승점에서 가장 많이 일어난다.


경주를 마친 뒤 5∼10분간 천천히 걷거나 뛰는 '쿨링 다운(cooling down)'을 하지 않으면 순간적으로 혈압이 뚝 떨어지면서 부정맥과 심장마비가 일어날 수 있다.


주저앉거나 누워 있다가 벌떡 일어서는 그 순간이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누워있을 때는 멀쩡한 것 같다가 일어서면서 갑자기 쓰러지는데,심하면 즉사하기도 한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