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 웅덩이에 빠졌을 때 할 수 있는 일은 세 가지다.우선 소를 끌어낸다.소가 왜 빠졌는지 원인을 밝혀낸다.마지막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소가 다시는 웅덩이에 빠지지 않게 한다" 파산 직전까지 갔던 미국 복사기 전문업체 제록스를 흑자 전환시킨 앤 멀케이 회장이 비즈니스의 금언으로 여기는 말이다. 멀케이는 "일이 뒤죽박죽 엉켜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할지 모를 때마다 동료 기업인에게서 들은 이 말을 떠올리면 일이 풀리는 것 같다"고 말한다. 평범한 직장인이 세계적인 경영전문인이 되는 계기는 무엇일까. 경영자가 위기에 빠진 기업을 기적같이 살려내는 힘은 무엇일까. 여러가지 동인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평소 존경하는 사람이 해주는 소중한 말 한마디다. 미국 경영 잡지 포천이 창간 75주년을 기념해 스타급 경영전문가 28명에게 '내 생애 최고의 충고'를 물었다. "제대로 안 할 거면 때려 치워"=오스트리아 청년 피터 드러커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한 신문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국장이 그가 쓴 첫 칼럼을 "형편없다"고 내던지며 한 말이다. 드러커는 "계속 그 따위로 할 거면 다른 직장을 찾아보라"는 말을 들은 후부터 '정말 제대로 해보기 위해'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미국 뉴욕대 교수를 거쳐 세계적인 경영학자가 됐다. "아무도 동의해주지 않아도 네가 가진 팩트(facts)가 옳으면 네가 옳은 것이다"=1951년 컬럼비아대 경제학대학원생이었던 워런 버핏은 평소 존경하던 투자의 귀재 밴 그레이엄을 찾아가 "월급은 필요없으니 당신 회사에서 일만 배우게 해달라"고 했다가 '시장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버핏은 하지만 당시 그레이엄이 해 준 이 말을 가슴에 새기고 주식 투자에 뛰어들었다. 현재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된 그는 세계 두번째 부자다. "네게 없는 기술과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채용해 일류 조직을 만들어라"=커피숍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든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은 20여년 전 한 리더십 강연에서 들은 이 말을 주옥 같이 여긴다. 케네디 및 레이건 전 미 대통령의 자문역을 지낸 리더십의 거장 워런 베니스는 강연장으로 찾아온 슐츠에게 "무엇보다 먼저 너의 한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힘든 일에 도전하는 용기를 키워라"=A G 래플리 P&G 회장은 입사 7년차 되던 해에 '관료주의가 숨이 막힐 듯 답답해' 회사를 그만둘 뻔했다. 하지만 직속 상관은 그가 낸 사표를 찢어버리고는 "너는 그 관료주의를 바꿀 배짱이 없어서 도망치려는 거다. 그런 식으로 살면 다음 직장에서도 똑같이 도망치게 될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남아 30년 후 CEO가 되었고 저성장의 늪에 빠졌던 P&G를 연평균 7%씩 성장시키고 있다. "아무리 지루한 일도 최선을 다해라"=미국 최고의 여성 CEO로 꼽히는 멕 휘트먼 이베이 사장이 하버드비즈니스스쿨을 갓 졸업하고 P&G에 취직해 처음 맡은 일은 샴푸 뚜껑 구멍을 1cm로 할 것인가 0.3cm로 만들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었다. '일류대 MBA를 갖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라는 회의가 들 때 직장 선배는 "네게 주어진 모든 일은 너의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다"라고 조언했다. "생긴대로 살아라"=잭 웰치 전 GE 회장은 80년 첫 출석한 이사회에서 폴 오스틴 전 코카콜라 회장이 해준 말이 생애 최고의 충고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 명랑한 성격의 웰치가 빳빳하게 풀먹인 셔츠를 입고 점잔빼고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회의 후 다가와 "웰치,자네가 누구인지를 잊지 말게"라고 일침을 가했다. 웰치 회장은 이후 20년간 과감한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을 통해 GE를 연평균 두 자릿수씩 성장시켜 경영의 전설이 됐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