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체 지상파 방송국 두 곳 가운데 한 곳이한국 드라마를 정규 편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이 발간하는 '방송 동향과 분석' 3월호에 실린 김영덕 연구원의 '일본내 한국 드라마 편성 실태와 전망'에 따르면 일본내 한국 드라마 붐이 수치상으로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연가'의 성공 이후 2005년 2월 현재(2.16~22 조사) 127개 전체 지상파 방송국중 총 63국이 한국 드라마 70편(동 드라마 중복 조사)을 내보내고 있다. 단일드라마 편수로는 19편으로, 전년 조사 시점보다 10편이 늘어났다. 한국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일본에 유입되기 시작한 것은 1996년 다채널형 CS디지털 위성방송이 등장해 KNTV와 N-ch 같은 한국어 전문 채널이 설립되면서부터다. KNTV는 2003년 NHK에서 '겨울연가'를 방영한 이후 2004년말 현재 유료 가입자가 5만가구를 넘어섰다. '겨울연가'가 폭발적 인기를 모은 이후 일본 방송에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한국 드라마의 지상파 전국 네트워크 진출. 2005년 2월 현재 전국 네트워크의 지상파 방송국에서 정기적으로 방송 중인 한국 드라마가 모두 4편이다. NHK는 '겨울연가' 이후 '아름다운 날들'을 방송하고 있으며, 니혼TV는 아예 작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월~목요일 오전 10시25분~11시20분을 '드라마틱 한류'라는 고정 코너로 분류했다. '상두야 학교가자'에 이어 이달 2일부터 BS닛테레 채널을 통해 '파리의 연인'이 방영중이다. TBS TV는 '사랑', '발리에서 생긴 일'을 2월까지 방영했고, 후지TV 역시 '한류 아워'라는 코너를 통해 한국 드라마를 정규 편성중이다. 현재는 '천국의 계단'을 방영중이고 4월 2일부터는 역시 권상우 주연의 '슬픈 연가'를 내보낼 예정. 일본 방송계에서는 '겨울연가'에 이어 '천국의 계단'의 성공에 주목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 방영중인데 결코 좋지 않은 시간대 임에도 2월 19일 14.8%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기 때문. 특히 NHK와 달리 시청률과 광고 수익에 민감한 민간 방송에서의 수확이며, 주시청증이 중년층이었던 '겨울연가'와 달리 20~30대 여성층으로 조사돼 한국 드라마의 소비 저변이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 NHK BS2에서 방영중인 '대장금'도 사극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10일 최고 시청률인 2.2%를 기록했다. 이는 2003년 같은 채널에서 방영된 '겨울연가'의 1%대의 시청률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 보고서는 "현재 배용준의 출연작 8편이 방송중으로, 프로그램에서 파생된 스타의 인기가 다시금 한국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해 생명력을 이어가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