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듯이 일하라.반드시 보상해주겠다."


김승연 한화 회장이 직원들에게 종종 하는 말이다.


실제 김 회장의 인재육성과 관련한 '통 큰' 경영은 한화 직원들조차 깜짝 놀랄 정도라고 한다.


지난 2003년 10월 신입사원들에게 파격 포상한 게 대표적 사례다.


김 회장은 한화그룹 광고계열사인 ㈜한컴의 두 신입사원이 50억원 규모의 스포츠토토 광고를 따내자 격려전화와 함께 1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2천5백만원씩을 특별포상금으로 지급한 것.


김 회장은 앞서 한화석유화학 울산공장에서 전기분해설비에 들어가는 일부 부품을 자체 개발,수억원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가져온 2명의 직원에게 각각 5천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우수인재에 대한 이같은 김 회장의 '파격대우'가 한화그룹 전체 직원들의 사기를 드높였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최고인재에 최고대우'라는 한화의 인재경영 원칙은 최근 도입된 신(新)인사제도에도 그대로 녹아있다.


한화는 그동안 신용과 의리 유연성이라는 고유의 기업문화를 간직해왔다.


하지만 우수인력을 유치해 일류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전문인재 양성과 최고대우 실현,인사관리 합리화 등 서구적 인사시스템을 기존 인사제도에 조화롭게 접목할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된 것.


한화 관계자는 "기업의 성공적 사업전개는 인재에 의해 실현된다는 인간존중의 한화적 가치관이 과거 한화 50년 성장의 밑거름이 돼 왔다면 인재존중의 정신과 성과중심 업적중심의 서구적 시스템이 반영된 신인사제도는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케 해 한화기업 도약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인재 육성 및 채용을 위한 경영진의 노력도 필사적이다.


MBA 석·박사급 및 전문 인력군 채용에 경영진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


최고경영진은 해외 유명대학의 졸업시즌이 되면 우수인재 유치를 위해 수시로 이들 학교를 방문,기업채용 설명회를 갖고 있다.


사내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국내외 석·박사 과정이나 단기위탁교육을 지원하는가 하면 학점이수제를 실시,직원들의 향학열을 북돋우고 있다.


외국대학 MBA나 로스쿨 등 고가의 유학연수 지원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이밖에 우수인력 조기승진 및 발탁제도,차등성과상여제 확대 추진 등도 인재육성을 위한 경영진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한화가 추구하는 바람직한 인재상은 △고객사랑을 실천하는 생활인 △세계일류로 나아가는 전문인 △열린 사고와 함께 뛰는 혁신인이라는 3대축을 기본으로 한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를 직급별로 구분해 살펴보면 경영자의 경우 변화와 개혁을 솔선수범하는 리더십과 냉철한 판단 및 추진력을 통해 미래지향적 비전을 제시하고 구성원들의 의욕을 북돋워 줄 수 있어야 한다.


부장 차장 등 중간관리자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되 부하직원 육성에도 관심을 가져 신바람나는 공동체를 창출하는 문화창조인이 될 것을 주문한다.


평사원의 경우 부단한 자기계발과 진취적인 패기,여기에 창의적인 유연한 사고를 배양해 미래 경영자로서의 소양을 꾸준히 갖출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한화는 또 21세기 초우량기업으로의 성장과 도약에 밑거름이 돼 줄 패기와 열정이 가득한 젊은 '도전인과 창조인'을 찾고 있다.


한 관계자는 "톡톡 튀는 인재면 OK"라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