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대표 ktahn@samil.co.kr > 엔론과 월드컴의 도산으로 사베인-옥슬리법이 제정된 이후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담당자(CFO)의 회계책임이 매우 엄격해진 미국에서는 재경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임직원이라 하더라도 재무제표를 보고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회계실력은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돼 회계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대학에서도 회계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회계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사베인-옥슬리법이 회계전문인력의 수요를 촉발시켜 미국의 회계교육을 활성화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도 과거에는 대학에서 회계학의 인기가 높았지만,최근에는 집단소송법 도입 등 회계사의 책임이 무거워지는 분위기 때문인지 예전만큼은 못하다고 한다. 올해는 국내 공인회계사 시험 응시자 수가 작년에 비해 20% 가까이 줄었다고 하는데,이러한 분위기가 대학에서의 회계교육을 더욱 위축시키지나 않을까 염려된다. 회계는 세계적으로 기업 뿐 아니라 모든 형태의 조직에서 가장 보편적인 의사소통 수단으로 사용된다. 따라서 투명하고 합리적인 사회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회 전반에 걸친 회계마인드 고취가 절실하다. 특히 기업 내 임직원에 대한 체계적인 회계 교육은 경쟁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곧 주된 재무제표가 될 연결재무제표를 제대로 작성할 수 있는 기업의 경리담당자가 흔치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기업의 재경담당 임직원은 회계기준을 숙지해야 한다. 보다 강화된 회계책임을 요구하는 집단소송법이나 회계 및 외부감사 관련 법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회계교육을 통해 항시 높은 수준의 회계지식을 보유할 필요가 있다. 한편 비재경부서 임직원이나 노조 간부 역시 회사의 재무제표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구비해 자신이 속한 조직의 재무나 경영상태를 올바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전 임직원의 회계마인드가 높아지고 회계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회사 내의 회계관련 의사소통이 합리화되고,해당 기업의 회계투명성도 자연히 높아지게 된다. 이제 회계는 공인회계사나 경리담당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기업의 언어인 회계를 배우고 가르치는 일에 국가나 기업 모두 좀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사회구성원의 회계마인드가 한 단계 더 높아져야 투명한 사회로 한발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