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국 식민지 지배는 매우 다행스런 일이며 원망하기보다 축복하고 감사해야 할 일"이라는 한승조(韓昇助ㆍ75) 고려대 명예교수의 기고문과 관련해 네티즌과 시민단체들은 4일 "평가할 가치도 없는 망언"이라며 신랄하게 비난했다. 이날 한씨의 기고문 내용이 알려지자 한씨가 공동대표로 있는 자유시민연대 홈페이지는 오후 내내 접속이 되지 않았고 포털과 인터넷 뉴스의 독자 게시판에도 한교수를 비난하는 네티즌들의 방문이 폭주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조세열 사무총장은 "일본이 아니었으면 러시아에 합병됐을 것이라는 한 교수의 주장은 조선총독부의 식민사관과 똑같은 제국주의 논리"라며 "지성인으로서 도를 넘는 비상식적 행태"라고 비난했다.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양순임 회장은 "한 마디로 어이없다"며 "국내 명문 사학 중 하나인 고려대학의 명예교수란 분이 어떻게 감히 그런 주장을 펼칠 수 있는지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양 회장은 "일제시대 앞잡이나 모리배 이상가는 저질의 기고이며 평가할 가치도없다"며 "일제가 저지른 만행을 조금이라도 경험을 했다면 그런 주장을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강주혜 사무국장은 "일제 강점을 정당화하는발언들이 오히려 일본 우익들에게 지속적인 망언.망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며 "우리가 그동안 올바르게 과거사 청산을 하지 못한 것도 이런 발언의 한 원인" 이라고 말했다. 한씨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자유시민연대는 파문이 확산되자 홈페이지에 올린사과문에서 "자유시민연대는 한 교수의 논지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특히 일제의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한 것이나, 일본의 위안부 강제동원을 대수롭지 않은 일인 양 주장한 데 대해서는 분노를 느낀다"고 해명했다. 포털 사이트와 인터넷 언론사의 게시판에는 한씨의 주장을 비판하고 반박하는내용의 네티즌들의 주장이 이어졌다. 네티즌 `김준태'씨는 한 인터넷 게시판에 "대다수 국민의 가치관은 무시해도 되는 지, 공산주의.좌파만 아니면 친일이어도 된다는 말인지 의문"이라며 "독도를 일본 땅으로 만들려면 전쟁도 불사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진 신문에 식민지배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글을 기고한 것은 말이 안된다"고 비난했다. 아이디 `minivava'는 "할머니가 지금도 일제 시대의 아픈 기억으로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들어하시며 눈감을 날만 기다리시는데 충격 받으실까봐 내일 신문은 숨겨놔야 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신천식 명지대 사학과 교수는 "아무리 개인적인 소신이라 할지라도 역사의 전통과 국민 정서에 크게 어긋난다면 조심스럽게 생각을 밝혔어야 했다"며 "독도 문제로민감한 시기에 저런 주장을 한 것은 몰상식하다"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 기자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