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Million Dollar Baby)'가 제77회 아카데미영화상 4개 부문을 석권했다. 한 때 잘 나가던 복싱 트레이너 프랭키가 소원해진 딸과의 관계 때문에 겪는 숱한 곡절을 다룬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27일 저녁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코닥극장에서 열린 올해 시상식에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애비에이터(TheAviator)'를 KO로 눕히고 최우수 작품상과 함께 감독, 여우주연, 남우조연상을 휩쓸어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 '영원한 할리우드 맨' 클린트 이스트우드(74) 감독은 막판까지 치열하게 경쟁한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추격을 뿌리치는 동시에 역대 수상자중 최고령 기록을 세웠다. 그는 오스카 트로피를 준 채 "어머니가 오늘 밤 이곳에 함께 하셨다. 아흔여섯이시다. 감사드린다"고 말해 객석으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지난 2003년 '미스틱 리버'로 전미비평가협회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스트우드는 이미 1992년 '용서받지 못한 자'로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아 13년 만에 수상의영광을 차지했으나 뉴욕을 기반으로 한 작가출신 스콜세지 감독은 올해에도 아카데미상에서 빗나가 다섯번째 계속된 불운을 원망해야 했다. 아카데미상 사상 열 번째, 흑인배우로는 처음으로 주연과 조연에서 모두 후보에올랐던 '레이(Ray)'의 제이미 폭스는 지난 해 타계한 소울음악의 '대부(代父)' 레이찰스로 열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애비에이터)를 제치고 남우주연상을 받아 골든글로브, 미 영화배우조합(SAG)상 수상의 여세를 몰아갔으며 '밀리언 달러 베이비'에서 여성복서'로 분한 힐러리 스왱크는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남우조연상은 올해로 네번째 아카데미상에 도전했던 흑인배우 모건 프리먼에게돌아갔으며 '애비에이터'에서 캐서린 헵번의 역을 맡았던 케이트 블랜쳇은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스콜세지 감독의 '애비에이터'는 촬영, 편집, 의상디자인, 미술감독상을 추가,5관왕이 됐으나 빛이 바랬다. 아카데미 사상 한국 국적자로는 처음으로 단편 애미메이션부문 후보에 올랐던박세종(38,호주 시드니) 감독은 '라이언(Ryan)'에게 밀려 아깝게 수상의 영광을 놓쳤다. 외국어영화상은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스페인어영화 '씨 인사이드(TheSea Inside, 원제 Mar Adentro)'에 돌아갔고 주제가상은 영화 '모터사이클 일기' 중'Al Otro Lado Del Rio'의 몫이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첼리스트 요요마의 연주로 지난 해 타계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말론 브랜도, 크리스토퍼 리브 등 할리우드 스타들의 명복을 비는 시간도 가졌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