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 제외의 아픔을 맛봤던 김선우(28.워싱턴 내셔널스)에게 언제 다시 찬란한 햇살이 비칠까. 마이너리그 `초청선수'로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인 김선우의 빅리그 복귀 여부에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빅리그 퇴출 후 마이너리그 계약한 한 김선우는 올 시즌을 트리플A 뉴올리언스제퍼스에서 시작, 선발 수업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선발진은 리반 에르난데스-에스테반 로아이자-토니 아르마스 주니어-도모 오카로 4선발까지 사실상 확정됐고 5선발도 존 로쉬와 존 패터슨, 마이클 힌클리 등이 경쟁하고 있다. 불펜도 선발요원이었던 자크 데이가 가세하면서 김선우의 로스터 제외 빌미를제공했던 안토니오 오수나와 조 호건, 개리 마제스키 등이 버티고 있어 김선우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특히 프랭크 로빈슨 감독은 지난 시즌 후반기 중간계투와 선발로 활약하며 4승6패(방어율 4.58)의 괜찮은 성적표를 받았던 김선우에 대해 '기복이 심하다'라는 이유로 기용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개막전 엔트리 포함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렇다고 김선우의 올해 빅리그 재진입 희망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난 18일 미국 플로리다주 비에라에서 훈련을 시작한 김선우는 빅리그에 데뷔했던 지난 97년 이후 어느 시즌보다 `감이 좋다'는 점이 빅리그 복귀의 청신호. 예년보다 한달 늦게 개인훈련을 시작했지만 26일 실시된 2번째 라이브피칭에선볼끝이 살아있는 46개의 공을 뿌려 자신감이 생겼다. 이처럼 볼끝의 위력이 살아난 것은 한국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던 아마추어 시절의 옛 투구폼을 되찾았기 때문. 김선우는 미국 입성 후 거의 지면과 수평으로 날아가는 종전 투구폼 대신 유명메이저리그 투수들을 모방, 릴리스포인트를 높여 위에서 찍는 형태의 피칭으로 변형시켜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 그러나 근육에 부담이 가면서 잘 던지고 못 던지는 때의 기복이 심했고 투구 자세가 자연스럽지 못해 김선우 자신도 투구에 자신감이 적었던 것이 사실. 신장이 큰 선수들을 흉내내다 바꾼 모션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채 자신의 독특한 투구폼도 잃어 버렸지만 2년 전부터 예전의 모션으로 돌아가려고 시도했고 결국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그 뜻을 이뤘다는 것이 김선우의 설명이다. 김선우가 지금의 페이스로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고 마이너에서 호투를 이어간다면 주전 투수의 부상 공백이 생기는 시즌 중간이나 늦어도 40인 로스터로 확대되는 후반기 빅리거로 재승격할 수 있을 기대를 부풀린다. 김선우는 "볼 때는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옛 투구모션을 되찾은 것을 손 끝의 감으로 느낄 수 있다. 던질 때 편안하고 볼끝도 좋아진 것 같다. 마이너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쌓으면서 실력을 인정받는다면 언제든지 다시 돌아올 수 있다"며 빅리그 복귀에 자신감을 표시했다. (비에라=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