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산업용 기초소재인 철강제품의 가격대란이 재현되고 있다. 올들어 철강 원재료인 유연탄과 철광석 수입가격이 각각 1백20%,72%나 뛰면서 포스코 등 철강업체들이 내수판매가격을 올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조선 자동차 가전 건설 등 철강 다소비 업종의 원가부담이 가중되면서 이들 업체가 제품가격을 연쇄 인상할 경우 물가상승이 우려된다. ○원자재 가격상승이 불 댕겨 올 들어 제철용 유연탄과 철광석 수입가격의 잇따른 인상으로 인해 철강값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포스코를 비롯한 세계 주요 철강업체가 1월초 호주 광산업체들과 유연탄 고정거래가격을 t당 57.5달러에서 1백25달러로 무려 1백19.2%나 올리기로 계약한 데 이어 24일에는 포스코가 브라질산 철광석을 지난해보다 t당 71.5% 인상한 39.1달러에 수입키로 합의했다. 연간 평균 4천만t의 철광석과 2천만t의 유연탄을 수입하는 포스코는 이같은 원자재 가격인상을 감안,올해 원자재 비용이 지난해보다 1조원 정도 늘어난 9조1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철광석과 유연탄이 철강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50%에 이르고 있어 포스코로선 큰 부담이라고 밝혔다. ○철강 수요업체 타격 불가피 철강 원자재 가격의 대폭적인 상승은 철강제품의 내수판매가격 인상을 부르고 있다. 포스코는 조만간 열연강판 냉연강판 후판 등의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내수판매가 인상폭과 인상시기를 놓고 고민 중"이라면서 "다음달 중 수요업체들과 가격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원자재값이 30∼50% 인상될 것으로 보고 포스코의 내수판매가 인상폭을 t당 4만∼5만원(8∼10%) 정도로 예상해왔다. 따라서 포스코의 실제 인상폭은 훨씬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한해 포스코 내수판매가는 열연강판이 t당 33.3%,냉연강판이 t당 23.0% 인상된 터여서 올해 또 인상되면 조선 자동차 가전 등 철강 수요업체의 원가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대우조선해양은 후판가격이 t당 10만원 오르면 연간 7백억∼8백억원의 원가상승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철근 가격까지 들먹들먹 현대하이스코와 동부제강 유니온스틸 등 냉연강판 업체들은 포스코에 앞서 이미 내수판매가를 t당 8∼9% 인상했다. 일본에서 수입하는 열연강판 가격이 t당 50달러 오른 것을 계기로 냉연강판과 아연도금강판 등의 제품가격을 t당 6만∼7만원 가량 올렸다. 재고에 골머리를 앓았던 철근업체들까지 원자재인 고철 가격의 상승과 건설경기 회복을 이유로 내수판매값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한 대형 업체의 경우 철근 가격을 t당 2만∼3만원 인상할 것을 검토 중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