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문제에 관한한 필리핀은 빙산 위에놓여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마누엘 다이리트 필리핀 보건부장관이 급증하는 국내 에이즈 문제에 대해 고충을 털어놓았다. 다이리트 장관은 22일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에이즈계획(UNAIDS) 등이 공동으로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마련한 국제회의에 참석해 행한 연설에서 지금까지 필리핀의 에이즈 바이러스(HIV) 보균자 수는 2천200명으로 이 가운데 676명이 에이즈 환자로 공식집계됐지만 실제는 이를 훨씬 웃돌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에이즈 문제에 관한한 필리핀은 현재 빙산의 끝에 놓여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그러나 에이즈의 실제 규모가 얼마나 되는 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상태"라고 밝혔다. 다이리트는 또 현재 필리핀에서 성매매를 하는 접대부수는 최고 100만 명이나 되는 데다 그들과 성관계를 맺음으로써 에이즈 감염에 노출된 고객수도 100만∼200만 명이나 된다고 강조한 뒤, 이 문제가 워낙 광범위해 대책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실토했다. 에이즈 감염성이 가장 높은 경우는 50만∼100만명으로 추산되는 접대부들과 1천570만명이나 되는 15∼24세 연령의 젊은층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이와 함께 최고 2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성매매 고객층과 760여만 명의 해외거주 필리핀인들도 감염성이 높은 부류에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필리핀의 에이즈 바이러스 보균자와 환자 수가 역 내 다른 나라들보다 적다고 해서 방심해서는 안된다"면서 "가장 큰 걱정거리 가운데 하나는 알려지지 않은 경우"라고 우려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