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티프 구센은 어니 엘스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대표하는 골퍼다. 현재 남자골프 세계 랭킹 5위인 세계 정상급 골퍼에 속한다. 구센은 2001년 US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당시 정규 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약 50cm 거리의 퍼트를 놓치며 3퍼트를 한 것은 골퍼들의 기억에 아직 남아있다. 그런 구센이 지난해에는 미국PGA투어에서 3퍼트를 가장 적게 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총 9백90홀을 플레이하는 동안 3퍼트는 단 14회에 그쳤다. 71홀당 한 번꼴,대략 한 대회당 한 번 3퍼트를 한 것이니 대단한 기록이다. 아마추어들도 3퍼트만 막으면 라운드당 2∼3타는 금세 줄일 수 있다. 그렇다면 구센이 퍼트를 잘하는 비결은 무엇인가. 구센은 먼저 그린에 접근할 때부터 퍼트를 구상한다. 멀리서 그린 윤곽을 보고 볼이 어느 쪽으로,어느 세기로 구를 것인지에 대한 감을 잡는 것이다. 구센은 "멀리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말한다. 물론 이 정보는 스트로크를 할 때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된다. 다음 그린에 올라가서는 퍼트의 라인보다 스피드를 파악하는 데 신경을 집중한다. 요컨대 시도할 스트로크의 세기를 정한 다음 그에 맞춰 퍼트라인을 살피는 식이다. 라인 관찰에만 골몰하는 아마추어와는 정반대다. 구센은 "퍼트는 그 빠르기를 먼저 감안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