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번스 미국 중동특사는 16일 시리아에 대해 레바논에서 "완전하고 즉각적인" 철군을 단행하라고 촉구했다. 오랫동안 미국의 중동특사를 맡아온 번스 국무부 근동담당차관보는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장례식에 참석한 뒤 시리아의 즉각적인 철군과 함께 암살사건의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번스 특사는 마흐무드 함무드 레바논 외무장관을 만난 뒤 "하리리 전 총리의 죽음이 레바논의 자유와 독립, 주권을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자극제가 되어야 한다"고말했다. 번스 특사는 또 "그 말은 유엔안보리 결의 1559호의 즉각적이고 완전한 이행을의미하며, 시리아의 즉각적이고 완전한 철군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번스 특사는 이어 미국과 전세계는 오는 5월 치러지는 레바논 총선을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레바논 국민은 스스로 정치적 선택을 하고 외세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선거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지난 8일 발생한 하리리 전 총리 암살사건에 대해 `신뢰할 만한' 조사를 촉구하고 이를 위해 미국도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함무드 장관은 그러나 수사를 총지휘하고 있는 술라이만 프란지야 내무장관이국제적인 조사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번스 특사에게 전했다. 프란지야 장관은 전날 "국제적인 조사는 받아들일 수 없으며 필요하다면 수사관들이 중립국가에서 전문가들을 초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리리 전 총리는 이날 20만 추모 군중의 오열 속에 베이루트의 한 모스크에 안장됐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