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형일. 윤우용. 최병길. 서진발. 김호천. 임 청. 민영규.이재현. 노재현 기자 =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 고향을 찾은 귀성객들은 조상에 대한 차례를 지내고 부모, 친족, 친지들에게 세배를 올리며 정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떡국과 한과 등 푸짐한 설 음식을 나눠 먹고 옛 추억을 더듬으며 이야기 꽃을피우기도 했고 특히 어린이들은 윷놀이나 팽이치기, 연날리기 등으로 하루를 즐겼다. 그러나 고향을 찾지 못한 근로자들은 아쉬운 마음속에 수출 전선에서 땀을 흘렸고 외국인 근로자들은 모처럼 한 자리에 모여 설 음식을 나눠 먹으며 향수를 달랬다. 국립묘지와 공원묘지에는 9일 이른 아침부터 성묘객의 발길이 이어져 대전국립묘지에 8천여명의 성묘객이 찾은 것을 비롯 청주 목련공원 7천여명, 청원군 가덕면가덕공원묘지 8천여명, 부산 영락공원 10만 여명 등 전국적으로 수십만명의 성묘객이 조상의 음덕을 기렸다. 이 때문에 공원 묘지 인근 도로는 하루 종일 정체를 빚었다. 일찌감치 차례를 지내고 스키장을 찾는 발길도 이어져 무조리조트에는 이날 오후 1시 현재 2만5천여명의 스키어가 입장했고 이에따라 20여채의 콘도 객실(970개)이 모두 들어차 `100%'의 예약률을 기록했다. 평창 용평리조트 스키장에도 3천400여명이 몰렸고 홍천 대명비발디파크 스키장과 횡성 현대성우리조트 등 스키장에도 각각 2천~3천여명의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이찾았다. 북제주군 애월읍 유수암리 노인회관에서는 유수암리 부녀회 주최로 주민 합동세배가 열리는 등 제주도내 곳곳에서는 부녀회, 청년회 등의 주최로 합동세배가 행사가 열렸고 일부 마을에서는 마을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포제'를 지내기도 했다. 창원에서는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 설맞이 축제가 열려 외국인 노동자 400여명이 한국 전통 음식을 나눠먹고 제기차기를 비롯 우리나라 전통놀이와 나라별 전통춤경연대회, 노래자랑대회 등 행사를 갖고 하루를 즐겼다. 경북 경주교도소에서는 이날 오전 교도소 강당에서 수용자를 대표해 20명의 모범수용자가 조상님께 드리는 차례를 지내기 행사를 가졌다. 또 설을 맞아 고향에 가지 못한 강원도 최전방 군부대 장병과 전.의경들은 부대에서 마련한 차례상 앞에서 합동차례 및 세배를 하며 고향에 있는 부모와 형제의 건강을 기원했다. 또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지난해 10월1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충북 영동군 동일버스 노조원 10여명은 이날 오후 1시 영동군청 앞에서 합동 차례를 올리고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기원했으며 대전시 동구 정동 노숙인상담보호센터에는 공동차례상이 설치돼 고향을 찾지 못한 노숙지와 쪽방생활자들이 함께 차례를 지냈다. 한편 설 연휴에도 불구하고 고향을 찾지못하고 땀을 흘리는 근로자들도 많았는데 울산지역 석유화학 업종의 60여개사 생산직 근로자들은 이날 교대로 출근해 공장을 가동했다. SK울산콤플렉스는 3천여명의 직원 가운데 현장직 1천600여명, S-오일 온산공장은 900여명, 효성울산공장도 생산직 900여명이 각각 명절을 잊은 채 교대 근무로 일터를 지켰고 삼성정밀화학과 삼성석유화학, 삼성BP화학, 고려아연과 LS니코 등에서도 근로자들이 땀을 흘렸다. 특히 전남 순천 주암댐과 담양댐에서는 육군 1179부대와 특전사 황금박쥐 부대원들이 나와 댐 건설로 길이 끊긴 고립묘지 성묘를 위해 나선 성묘객들을 동력보트를 동원해 수송했으며 전국 각 국립묘지와 공원묘지 인근에서는 혼잡한 교통을 정리하느라 경찰들이 비지땀을 흘렸다. 전국의 고속도로와 국도는 일찌감치 귀갓길에 오르는 차량들로 이날 오후부터지체 및 정체 구간이 서서히 늘어나는 등 본격 귀가 전쟁을 예고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yongm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