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랍어 뉴스 웹사이트가 5일 자이툰 부대원3명이 저항세력에 의해 피살됐다고 전하는 등 새해 벽두부터 한국을 겨냥한 테러설이 잇따르고 있어 정부 당국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 테러설은 다행히 전혀 근거없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당국은 긴장의 고삐를놓지 못하고 있다. 아랍어 뉴스 사이트(www.islammemo.cc)는 5일 현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하며 이들 중 2명 역시 중상을 입어 사망했을 수 있다고 부연설명까지 했다. 하지만 국방부 등 당국이 자이툰 부대원과 교민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실시한 결과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돼 해프닝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같이 아랍 웹사이트를 통해 이라크 등 중동에서의 한국인을 겨냥한 테러설이유포되기는 올 들어서만 세 번째다. 지난 달 9일에는 알 지하드라고 밝힌 무장단체가 한국인 2명을 납치했다며 72시간 내에 한국군이 철수하지 않으면 `알라의 심판'을 내릴 것이라는 협박 글을 아랍웹사이트(www.alezah.com)에 올린 바 있다. 이 사이트는 쿠웨이트에 주소를 둔 개인 또는 법인이 개설한 것으로 그동안 과격단체의 발표문과 활동상을 게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15일에도 쿠웨이트 무자헤딘이라고 주장하는 한 단체가 쿠웨이트에서한국인 1명을 살해했다는 글을 `민바르 아흘루 알순나 와 알자마아'(사도 무하마드를 따르는 사람들의 토론장)라는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 당국을 긴장시켰다. 하지만 이 같은 한국인 피살.피랍 소식은 모두 근거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 6월 고(故) 김선일씨 살해사건 이후 한국 공격을 경고하는 글들은 아랍 웹사이트에 꾸준히 게재돼 왔다. 김씨 피살 보름 후인 7월9일 `알 바스라'라는 이슬람 사이트에는 미군 전략물자를 수송하는 해운업체에 테러를 가하겠다는 글이 올라왔었고 여기에는 국내 굴지의업체도 포함돼 있었다. 10월 10일에는 동남아 알카에다 조직망이라는 `하무드 알마스리'라는 이슬람 순교자 단체가 2주내 이라크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한국군과 한국내 시설물을 공격하겠다는 경고문을 `몬타다'라는 아랍어 웹사이트에 게재하기도 했다. 같은 달 18일에는 `오픈포럼'이라는 아랍 웹사이트에 "십자군 전쟁을 벌이는 미국에 무릎꿇은 앞잡이 한국 정부에 경고한다"며 "한국군을 7일 이내에 철수하지 않으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내용의 협박문이 `순교대대'라는 이름으로 실렸다. 그렇다면 왜 한국인을 겨냥한 거짓 정보와 위협글이 아랍 사이트를 통해 이처럼잇따라 흘러나오는 것일까. 당국은 반미감정을 선동하기 위해 개인이 글을 올린 경우도 있지만 다수는 테러단체의 고도의 심리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확인되지 않는 한국인 피살.피랍설을 계속해서 흘림으로써 한국민의 불안과 혼란을 가중시켜 저항세력의 최종목표인 한국군 철수를 노린 것이라는 설명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6일 "한국민의 불안감을 노린 테러단체의 고도의 심리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테러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로 테러단체는 자신들이 올린 글에대한 우리나라 정부와 국민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를 무작정 보도하는 것은 그들의 의도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이 같은 `첩보'를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다는 데 정부의 고민이 있다. 김선일씨 피살로 철군 문제를 두고 한반도 정국이 한바탕 소용돌이 친 바 있는데다 이 같은 `설'이 현실화 할 가능성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알려진 자이툰 부대원 3명 피살설은 전과는 달리 현지 소식을 전하는뉴스 사이트를 통해 유포된 것으로 전해져 당초 신빙성이 높았던 것으로 평가됐다. 최진영 한국외대 아랍어과 교수는 "중동에는 무장단체와 연계된 사이트가 많으며 이 사이트들은 성전을 수행하면서 미군을 몇 명 살해했다는 등의 소식을 전하고있지만 이번 사이트(islammemo)는 BBC나 알자지라와 같이 신빙성 있는 뉴스를 전하는, 무장단체와는 관련없는 사이트 인 것으로 안다"며 "처음에는 거짓말 같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글들을 올린 단체가 이름을 바꿔가며 여기 저기 글을 올리고 있다며 이들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