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수를 한참 잘못 짚은 것 같습니다" 25일 주택투기지역에서 해제된 서울 광진구와 경기도 광명시 등 8개 지역 부동산 중개업계의 반응은 '거래 활성화를 기대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중개업소마다 매물이 쌓여있는 상황에서 양도세 부담을 낮춰주는 규제완화로는 거래를 회복시키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다시말해 '안 파는 게' 아니라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못 팔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일부지역의 주택시장이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조치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살리는데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거래 활성화,'글쎄요' 주택투기지역에서 해제되면 양도세 과표가 실거래가에서 기준시가로 낮아져 매도자의 세금 부담이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씩 줄어든다. 양도세 부담 때문에 팔기를 주저해 온 주택보유자들에게는 '당근'을 던져준 셈이다. 하지만 해당 지역의 중개업소마다 매물이 넘쳐나고 있는 사정을 감안하면 대기 수요자를 움직일 처방이 병행되지 않는 한 이번 조치의 약발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광진구 구의동 프라임아파트 인근 부동산1번지 김중학 사장은 "지금도 양도세를 실거래가로 내더라도 팔아달라고 나와있는 매물이 많은 상태"라며 "이번 규제완화는 시장상황을 제대로 읽지 못한 처방"이라고 말했다. 광명시 철산동 주공10단지 인근 스피드뱅크한성공인 이기웅 사장은 "오전에 투기지역 해제 소식이 알려지면서 문의전화가 수차례 왔다"며 "매수문의라기보다는 이번 조치로 급매물이 나오느냐고 묻는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광진구 구의동 강변공인 이종승 부장은 "사려는 사람에게 유리한 규제완화가 절실하다"며 "세율인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세금 부담이 늘어난 거래세 추가인하같은 조치가 나왔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투자심리 회복엔 도움될 듯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투자심리 회복에는 어느정도 도움을 주겠지만 거래 활성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작 매수자에게는 아무런 혜택이 없는데다 새해들어 취·등록세 부담은 오히려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 중랑구·서대문구,부산 북구·해운대구,대구 서구·중구 등 18곳이 투기지역에서 해제됐지만 해당 지역 부동산시장에는 이렇다 할 변화가 없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당장 눈에 띄는 효과를 내지는 못하겠지만 시장이 전체적으로 회복되는 추세여서 분위기 개선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집값 상승 분위기가 일부 지역에서만 나타나고 있는데다 매수자에게는 아무런 혜택이 없어 적극적인 매수세로는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