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유력한 정치인이 국방부의 무기구입대금 3억달러의 행방이 묘연하다면서 부패 의혹을 제기한 데 대응해 국방장관이 그의 체포 계획을 밝히는 등 총선을 앞둔 이라크 정치권이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아흐마드 찰라비 이라크 국민회의(INC) 의장이 아랍어 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임시정부 국방부가 무기 구입대금 3억달러를 중앙은행에서 현찰로인출해 레바논행 비행기에 실어보냈으나 그 후 돈의 행방이 묘연하다면서 부패의혹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찰라비 의장은 "왜 3억달러나 되는 현찰을 비행기에 실어 보냈으며 이 돈은 어디로 가서 어디에 쓰였나"고 묻고 "우리는 이에 대해 알 수 없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밝혔다. 타임스는 `의문의 3억달러'에 관한 풍문은 최근 이라크 정계의 논란거리가 되고있으며 많은 이라크인들이나 서방 관리들에게 이라크 임시정부가 부패의 온상이라는인식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돈은 이라크군 장갑사단 창설에 필요한 탱크 등 무기를 국제시장에서 구입하기 위해 임시정부가 중앙은행에서 인출한 돈이지만 실제로 이 돈이 레바논행 비행기에 실려 옮겨진 후 어디로 갔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고 타임스는 밝혔다. 하짐 알 샬란 임시정부 국방장관은 알 자지라 인터뷰에서 자신에게 쏠린 부패의혹을 일축하면서 오히려 스스로도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찰라비 의장을 체포해 인터폴에 넘겨 조사를 받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찰라비 의장은 지난 1990년대 도산한 요르단의 페트라 은행에서 수백만달러를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나 본인은 이를 사담 후세인 정권에 반대한데 대한 보복 차원에서 날조된 주장에 불과하다고 밝혀왔다. 샬란 장관은 뉴욕 타임스의 거듭된 인터뷰 요청을 거절한 채 보좌관을 통해 3억달러가 들어간 문제의 거래는 합법적이었으며 돈은 적절히 사용됐다고 주장했다고이 신문은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