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0일 취임후 두번째로국가정보원을 찾아 지난 2년간의 국정원 개혁 성과 및 2단계 혁신 프로그램을 보고받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지난 2003년 6월 첫 방문시에는 `국정원의 탈권력화'라는 다소 무거운 메시지를전하는데 주력했다면 이번에는 국정원에 대한 친근감을 표시하는 것으로 지속적 혁신을 주문했다. 고영구(高泳耉) 국정원장의 `비전 2005' 보고 직후 국정원 직급별 대표 등 200여명의 박수 속에 오찬장에 들어선 노 대통령은 "여러분과 눈인사를 하면서 마음이푸근하고 넉넉해졌다"며 말문을 열었다. 노 대통령은 "여러분의 표정이 밝고 부드럽다"며 "국민들이 국정원에 대해 갖는딱딱하고 어두운 이미지와 사뭇 달랐다"고 인사하고, 앞서 이뤄진 보고에 대해 "아주 만족합니다. 100점입니다"라고 추켜세웠다. 노 대통령은 이어 지난해 잇단 해외순방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이유 가운데 하나로 공무원들의 역할을 꼽으면서 "그 중에서도 핵심적으로 잘 준비해주신 분들이 국정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이) 잘 뒷받침해서 유식한 대통령으로 행세했다"며 "말해놓고나서 `내가 생각해도 참 똑똑하다', `이만하면 대통령으로서 손색없다'고 생각했다"며 거듭 격려했다. 노 대통령은 또한 "나는 여러분에게 불만이 없는데 여러분은 나에게 불만이 있을 지도 모른다"며 "불만도 좋으니까 편하게 얘기해 달라. 즐거운 시간, 희망을 다지는 중요한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분위기를 이끌기도 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정권을 위한 권력기관에서 국민을 위한 봉사기관으로 변모해 달라"는 취임 초반의 강력한 주문에 국정원이 상당부분 부응하고 있다는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은 이날 보고에서 "이제 과거에 대한 부담을 털고 미래를향해 자신있게 나갔으면 좋겠다"며 첨단과학 정보기관, 민주국가의 정보기관 등 국정원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주력했다. 앞서 고영구 원장은 오찬 인사말에서 "한치의 차질없이 (올해 업무계획와 지시사항을) 수행해 선진사회, 균형발전, 부패척결 등을 통한 투명사회라는 대통령의 통치철학이 조기 착근되도록 보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행사가 끝난 뒤 고영구 원장, 1∼3차장 및 기조실장, 주요 간부들과 기념 촬영을 했다. 지난 2003년 방문시에는 노 대통령이 국정원 간부들과 찍은 사진이 외부에 유출돼 한동안 논란이 일었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