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쯔양(趙紫陽)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사망에 침묵하다시피 하던 중국 언론들이 5개월 전 숨진 한 지방 당 간부를 집중 재조명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반관영 통신 중국신문사 등은 19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하루 전 개최된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수도 후허하오터(呼和浩特)시 당위원회 서기 뉴위루(牛玉儒)의 선진활동 보고회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자오쯔양의 사망에 대해 전혀 다루지 않던 국영 CCTV도 이날 저녁 황금시간대에이 소식을 현장 영상과 함께 상세히 소개했다. 뉴위루는 지난해 8월 51세의 나이에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허하오터시 당 지도자로, 언론들은 일제히 그가 자신을 돌보지 않고 주민과 국가를 위해 헌신했다고찬양했다. 이처럼 중국 언론들이 뒤늦게 '뉴위루 띄우기'에 나선 데는 이유가 있다. 보고회가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지시로 이뤄진 데다 이날보고회에 후 주석과 우방궈(吳邦國), 원자바오(溫家寶), 자칭린(賈慶林), 쩡칭훙(曾慶紅) 등 국가 지도부가 모두 참석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특히 평당원의 신분으로 단상이 아닌 청중석에 자리했고 보고회가 시작될 때와 마칠 때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내며 '신세대 당 간부의 본보기'라고 격찬했다. 이 보고회가 "그를 배우고 그의 행적을 알려야 한다"는 후 주석의 지시에 따라1개월여 전 랴오닝(遼寧)성에서 시작돼 13곳을 순회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자오쯔양 사망으로 시끄러운 이 시점에, 그것도 베이징에서 개최된 것에 의혹의 눈길이쏠리고 있다.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서방의 한 중국 전문가는 "자오쯔양으로부터 인민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망한 지 5개월이 지난 지방의 당 간부를 부각시키고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 박기성 특파원 jeans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