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내집마련 전략을 세웠더라도 시장의 신호를 읽는 능력에 따라 '성공기'는 전혀 다르게 쓰여진다. 관심지역 선정과 함께 바닥을 알리는 신호를 남보다 빨리 감지할수 있는 나름의 기준을 마련해놓아야 무주택 설움에서 한발 앞서 탈출할 수 있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막연히 '더 떨어지면 사겠다'는 자세로는 다가오는 기회를 잡을 수 없다"며 "전체 시장흐름은 물론 관심지역의 매물동향을 꼼꼼히 살피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로열층 급매물이 시장동향의 잣대 일반적으로 급매물이 쌓이면 살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아파트 투자고수들의 시각은 다르다. 범위를 좁혀서 바라본다는 얘기다. 시장의 흐름을 판단하기 위해 급매물의 동향을 살피되 로열층 급매물로 범위를 한정하는게 다르다. 상승장에서도 미분양 아파트는 있게 마련이고 이런 미분양 급매물은 입지여건이 좋지 않거나 시세에 비해 지나치게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는 등 나름의 약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단지 내 선호하는 동이나 로열층이 집주인의 매도 호가대로 팔리기 시작하면 전체 시장흐름과 관계없이 적어도 해당 단지는 가격상승의 신호를 보내는 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쯤되면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단지 내 부동산중개업소도 가격상승에 대비해 매물 확보에 나서 일시적인 거래공백상태가 오면서 호가가 강보합세로 돌아선다. ◆랜드마크 단지 체크는 필수 관심지역의 랜드마크(지역 대표단지) 아파트의 매물을 알아보는게 시세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다. 대표단지는 침체기에도 급매물이 귀하지만 시장이 바닥을 찍으면 제일 먼저 매물이 사라지고 일대 아파트의 가격상승을 견인하기 때문이다. 지역의 대표단지들은 일정 가격대로 떨어지면 대기수요자들이 '사자'에 나서 가격의 하방경직성이 뚜렷이 나타나는게 특징이다. 이 가격대를 바닥으로 인식하면서 매수 시점을 검토하는게 바람직하다. ◆전세가율도 측정의 보조수단 전세가율(전세가÷매매가)도 시장 동향 측정의 중요한 보조수단이다. 침체기엔 공급과잉으로 전세가격이 급격히 떨어진다. 최근 입주하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빈집이 늘면서 전세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전세가율이 상승하면 그 때는 해당지역 아파트값이 상승기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 전세수요가 늘면서 전세가격이 뛰면 조만간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수 있다는 시장의 뚜렷한 신호인 셈이다. 매번 집값 상승기는 전세가격이 집값의 70~80%선을 넘어선 뒤 찾아왔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정책변화 예의주시해야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억제책이 쏟아져 시장이 얼어붙었다면 조만간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부양책이 나올 시점도 임박했다는 얘기다. 정부가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한 임대사업자에게 세금혜택을 지원하는 정책이 나오기 시작하면 서서히 시장 변화에 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