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 박지만씨가 "박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지난 11일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영화 `그때 그사람들'(감독 임상수, 제작 MK픽쳐스)이 입조심, 몸조심에 나섰다. 한국 영화 최초로 10ㆍ26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오는 2월 3일 개봉을 목표로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27일 가처분신청에 대한 심리가 열린다. 이에 따라 영화사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최대한 방어적인 태세를 취하기로 했다. `그때 그사람들'은 이의 일환으로 지난 10일 이후 임상수 감독과 제작자 심재명대표 등의 언론 인터뷰를 중단했다. 심 대표는 "그동안 이러한 사태를 우려해 법률 검토를 충분히 해왔지만 가처분신청이 접수된 후로는 대외적으로 인터뷰를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변호사의 권유에 따라 말을 조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심리 3일 전인 오는 24일 오후 7시 용산CGV에서 열리는 처음이자 마지막시사회를 철통 같이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단적으로 이날 시사회는 한국영화답지 않게 철저한 초청자 명단 관리와 함께 몸수색 등 보안검색도 펼쳐질 예정이다. 시사회에 앞서 배우들의 무대 인사도 없다. 이에 따라 통상 무대 인사를 촬영하기 위해 동원되는 카메라 등의 동영상 장비는 일체 반입이 불가능하다. MK픽쳐스는 이 같은 내용을 이미 이메일을 통해 언론관계자들에게 발송했으며, 참석을 원하는 사람은 회신메일을 통해 참석 여부를 알려야 한다. 영화사는 회신메일을 확인한 후 다시 좌석을 지정한 메일을 참석자에게 보낼 계획이다. 이 같은 시사회 형태는 `마이너리티 리포트' `해리포터' `매트릭스' 등 세계적인 블록버스터를 배급하는 직배사가 운영하는 방식. 세계적으로 각국마다 개봉일자가 다른 까닭에 해적판 유통을 막아보려는 고육책이다. 이에 반해 `그때 그사람들'은 이런 이유와는 달리 국내의 여러 눈들을 차단하기위한 이유다. 워낙 민감한 소재인만큼 비밀에 부쳤던 제작단계처럼 개봉까지는 몸조심을 하겠다는 것. 그동안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이 제기된 한국영화로는 `실미도' `조폭마누라2' `범죄의 재구성' 등이 있었으나 이들 중 어떤 영화도 이처럼 몸을 사린 적은 없다. 앞선 영화들은 모두 법원으로부터 기각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MK픽쳐스의 박재현 마케팅 실장은 "혹시 모를 사태를 위한 대비다. 또 동영상 유포를 방지하려는 방책이다"고 밝혔다. 용산CGV 11개관을 통틀어 열리는 이날 시사회에는 언론뿐 아니라 문화계, 시민단체, 정재계 인사를 아울러 초청한다. 물론 한나라당 관계자들에게도 초청장이 발부될 예정이다. `그때 그사람들'의 마케팅 담당인 이윤정씨는 "정확한 참석자 명단은 19일께 나올 것 같다. 특정 성향의 인사들을 모은, 어떤 정치적인 목적을 노린 시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한나라당 의원들에도 초청장이 간다. 그러나 박근혜 대표에게는 아무래도 초청장을 보내기 힘들지 않겠는가"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