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정부가 2005년 새해 벽두에도 지난 수십년간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포클랜드 섬(아르헨 지명 말비나스 섬)에대한 '양도할 수 없는' 영유권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영국 정부에 대해 영유권 협상을 시작할 것을 요구했다. 아르헨 외무부는 3일 성명을 내고 "1833년 1월3일 영국군이 말비나스 섬을 무단점령하고 아르헨 거주민과 이 섬에 합법적으로 수립된 아르헨 당국을 강제로 몰아낸지 172주년을 맞았다"면서 영국은 가능한 빠른 시간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협상을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외무부 성명은 "172년간 무단 점령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아르헨티나 국민과 정부는 말비나스 섬과 부속 도서, 해역에 대한 영유권을 재차 확인한다"고 강조했다. 2003년 5월 중도좌파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대통령 취임 이후 아르헨은 포클랜드섬에 대한 영유권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키르치네르 대통령은 같은해 7월 토니블레어 영국 총리 면전에서 포클랜드 영유권을 주장하며 영유권 회복의 뜻을 굽히지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반면 영국측은 아르헨의 영유권 재협상 요구에 대해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밝히고 있다. 포클랜드는 여러 개의 작은 섬들로 구성된 대서양 남단의 군도(群島)로 인근 해역에 오징어와 흑대구, 새우 등 수산자원이 풍부할 뿐 아니라 영국의 북해유전과 비슷한 배사구조를 지녀 원유매장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영국은 이 섬을 1833년 무력으로 점령한 뒤 자국민을 이주시켜 자치령으로 삼아왔다. 이 때문에 포클랜드 섬 영유권을 둘러싸고 아르헨티나와 영국은 오랫동안 견원지간(犬猿之間)으로 지내왔다. 이 섬에 대한 영유권을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아르헨 군정의 절정기였던 지난 82년 4월2일 레오폴도 갈티에리 군사평의회 의장 겸 대통령 직무대행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선전포고없이 포클랜드섬에 대한 무력침공을 감행하면서 일으킨 전쟁이바로 포클랜드 전쟁이다. 아르헨군의 항복으로 개전 72일만인 같은해 6월14일 전쟁이 종료했으며 불과 2개월여의 전쟁으로 양국군은 사망 900여명, 부상 수천명 등 큰 인명 피해를 보았을뿐 아니라 양국 국민감정이 더욱 악화됐다. 사망자 가운데 652명이 아르헨인이었다. 말비나스 영유권 회복에 대한 아르헨 국민의 관심은 아직도 대단하다. 전국 거의 모든 거리의 벽돌담이나 건물 외벽에는 지금도 `말비나스는 우리땅'라는 낙서가즐비하며 심지어는 플래카드까지 걸어놓은 곳도 많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