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정부의 일부 관리들이 각계 각층에서 제공하고 있는 구호품을 빼돌리고 있어 공무원들의 부정부패가 구호품 배급의 장애가 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포스트는 3일 아체주 전역의 지진과 해일 피해자들이 기아와 의료품 부족으로 죽어가고 있으나 아직도 일신의 배를 채우려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30대 후반의 정부 관리는 메단시 공항에서 인도네시아민주투쟁당이 제공한 의료품과 비상식량을 실은 차량으로 다가와 구호품을 경비행기에 싣고 피해가 극심한 물라보로 공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민주투쟁당 대표로 동행한 야소나 라올리 국회의원은 구급차 기사에게 싣고온 구호품을 경비행기가 도착할 예정인 메단 공항 계류장에 모두 하역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4명의 정부 관리들이 공항 계류장의 구호품 하역현장으로 다가와 하역을 도와주겠다고 하더니 생수를 담은 박스와 의료품을 담은 것으로 보이는 박스를 몰래빼돌려 가져갔다. 하역 현장 인근에 서서 구호품 전달현장을 지켜본 뒤 물품 인도장에 서명까지 해준 국회의원 라올리는 당이 제공한 구호품 일부가 공무원들에 의해 도난당했다는 사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신문은 이번 사건은 해일 피해자들을 위해 구호품을 전달하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정부 관리들의 부정부패가 얼마나 심각한 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