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을유년(乙酉年) 새해에는 수출은 둔화되고 소비는 회복되는 가운데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낮은 `3% 후반∼4% 초반'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 29일 있었던 서울이코노미스클럽 초청, 강연회에서 "내년에는중소기업 대출의 건전성이 악화되고 가계대출의 부실화가 여전할 것"이라며 `2005년경제'에 대한 자신의 전망을 밝혔다. ◆수출둔화-소비회복 윤 위원장은 "내년에는 글로벌 경제의 성장이 다소 둔화되고 특히 주요 교역대상국인 미국, 중국, 일본의 경제성장세도 완만하게 둔화될 것"이라며 "원화절상 압력까지 겹쳐 우리기업의 수출 성장세도 상당히 저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올해 감소세를 보였던 소비는 가계부채 문제가 최악의 상황에서벗어나 완만한 회복이 예상되면서 증가세로 반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소비증가세의 요인에 대해 "지난해부터 저축률이 회복돼 소비기반이 어느정도 확충됐기 때문"이라며 "건설투자는 완만한 조정이 예상되나 설비투자는 올해보다 다소 많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특히 그는 내년도 경제성장률에 대해 "올해보다 성장률 자체는 낮아지지만 올해의 경제성장이 지나치게 수출에 의존했던 반면 내년엔 적어도 하반기부터 소비회복에 힘입어 경제 전체적으로 균형을 되찾을 것"이라며 3%후반에서 4%초반의 성장률달성을 예상했다. ◆중소기업.가계 여전히 어려워 내수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은 상태에서 수출이 둔화되면서 수출 관련 중소기업의 재무상황이 악화되고 중소기업 대출의 건전성도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윤 위원장은 예상했다. 특히 "가계 부문은 2001∼2002년 사이에 급격히 증가한 부채 부담에서 벗어나지못해 올해처럼 가계대출 부실화 요인이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러한 자산건전성 악화 요인으로 인해 금융회사들이 보수적으로자산을 운영할 수밖에 없어 한계기업이나 가계에는 자금압박이 가중될 것"이라며 금융시장의 악순환 고리를 우려했다. 따라서 금융권 자산의 70%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은행이 자산운용에 적극성을보이느냐가 내년도 금융시장의 관건이라는게 윤 위원장의 견해다. ◆집단소송제로 사회갈등 우려 윤 위원장은 "집단소송제의 시행으로 인해 회계, 공시 등과 관련한 (사회적) 갈등소지가 여전히 크다"면서 "기업의 인수.합병과 관련된 법제에 대한 논란도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외국계 금융회사의 국내진출이 확대돼 국내 금융시장의 경쟁에 큰변화가 오는 등 국내 금융기관으로선 도전에 직면한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그는덧붙였다. ◆2005년 감독정책 방향 윤 위원장은 "경기부진이 금융회사 자산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적절하게 대응하겠다"면서 금융산업의 건전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두번째 과제로 "시중 부동자금을 자본시장으로 유인해 금융시장간의 연계성과 금융시장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역별 지원 방안 윤 위원장은 전체 금융시장의 발전을 위해선 금융겸업화가 필수적이라며 이를위해 "금융회사간 위탁가능한 업무를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증권회사에 대해선 업무영역을 신탁업과 파생상품까지로 확대하고 투자일임업의 성과보수를 허용하며 ▲보험회사의 업무범위를 확대하고 외화자산 비율규제 등 자산운용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등 비(非)은행권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