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총선을 앞두고 이라크의 집권세력으로 부상할가능성이 큰 시아파 고위인사를 노린 테러가 발생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7일 바그다드 시내에 위치한 시아파 지도자 압델 아지즈 알-하킴의 자택 겸 사무실 앞에서 하킴을 노린 자살차량 폭탄이 터졌다고 하이탐 알 후세이니 대변인이밝혔다. 하킴은 폭탄공격 당시 집에 있었으나 다행히 폭발이 정문 앞에서 일어나 화를화를 면했다. 그러나 경비원 등 최소 9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쳤다. 이날 폭탄공격이 감행된 하킴의 집은 그의 사무실로도 쓰이는 곳으로, 사담 후세인 집권 당시 부총리를 지낸 뒤 전범재판에 회부된 타리크 아지즈의 집이었다. 하킴은 시아파 주요 정당들이 구성한 이라크 최대 정파 '유나이티드 이라크 연맹(UIA)'의 공천자 명단에 1순위에 올라 있는 인물로, 후세인 집권기에 이란으로 망명한 이라크 시아파 인사들이 만든 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SCIRI)의 의장이다. 내년 1월30일 예정된 총선에서 가장 유력한 세력 중 하나인 UIA에 대한 이번 공격을 계기로 선거일이 임박하면서 종파간 갈등을 부추기기 위한 테러공격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국민의 60%를 차지하는 시아파가 이번 총선에서 수십년간의 수니파 집권을 종식시킬 것으로 전망되자 수니파 무장세력들의 공격이 격화되고 있다. SCIRI의 창설자이자 하킴의 친형인 아야툴라 모하메드 바키르 알-하킴은 지난해8월 시아파 성지 나자프에서 80명이 숨진 차량폭탄 테러 때 암살됐다. 이런 상황에서 호시야르 지바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치안이 불안한 이라크 일부지역에서 내년 총선이 부분적으로 연기될 수 있다고 중국 신화통신과의 회견에서 27일 밝혔다. 그는 "선거를 위협하는 세력을 물리치는데 병력을 집중하기 위해 모술이나 바그다드 주변처럼 위험한 지역에서는 선거일을 연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바리 장관은 "이라크의 18개 주(州) 중에서 14~15곳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며 선거 일정에 중대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위원회가 이에 대해 최종 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치안이 불안한 일부 지역에서 총선이 분리돼 실시될 경우 선거결과의 효력과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야기될 공산이 커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바그다드 북부 사마라에서는 26일 오후 순찰중이던 미군을 겨냥한 도로 폭탄이터져 미군병사 한 명이 숨지고 또다른 한 명이 다쳤다고 미군 당국이 27일 발표했다. 사마라는 지난 10월 초 미군이 대대적인 공습을 가해 무장세력 수백명이 숨진곳이지만 당시 많은 무장세력 지도자들이 도주해 테러가 계속되고 있다. (바그다드 AP=연합뉴스) quarri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