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 순방에 나선 팔레스타인 임시 지도부는 13일 쿠웨이트와 14년 간 지속돼 온 불편한 관계가 해소됐다며 조만간 쿠웨이트에 대사관을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은 이틀간의 역사적 쿠웨이트 방문을 마치며 가진 회견에서 "이번 방문이 성사됐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번 방문으로 우리 모두를 어렵게 했던 상황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압바스 의장은 셰이크 사바흐 알-아흐마드 알-사바흐 쿠웨이트 총리와 회담한뒤 "회담 성과가 매우 좋았다. 우리는 쿠웨이트측에 지속적인 재정ㆍ정치적 지원을 요청했고 셰이크 사바흐 총리는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압바스 의장의 방문에 동행한 아흐마드 쿠라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는 쿠웨이트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관 개설문제가 중점 논의됐다고 말했다. 그는 "쿠웨이트 총리와 많은 현안을 논의했다"며 "여기에는 팔레스타인 대사관개설문제가 포함돼 있으며 조만간 개설될 것"이라고 밝혔다. 압바스 의장은 쿠웨이트와 사우디 아라비아 등 걸프 국가들에 재정ㆍ정치적 지원을 호소하기 위해 역내 순방에 나섰으며 12일 쿠웨이트에 도착했다. 팔레스타인 지도부의 쿠웨이트 공식 방문은 1990년 8월 2일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 이후 14년만에 처음이다. 고(故)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당시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을 지지했고, 다국적군의 쿠웨이트 `해방전쟁'을 반대했다. 아라파트 수반의 이라크 지지 정책으로 쿠웨이트-팔레스타인 공식 관계는 단절됐고 14년 간 공식 차원의 인적 교류도 두절됐다. 압바스 의장은 도착 직후 아라파트 시절의 친(親) 이라크 정책을 사과한다고 밝혔고, 쿠웨이트 정부도 사과를 받아들였다. 압바스 의장은 쿠웨이트 방문을 마치고이날 오후 사우디로 떠났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