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가구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 내년부터 중과세 조치를 강행키로 함으로써 '경기부양을 위한 대폭적인 부동산규제 완화는 없을 것'임을 분명한 메시지로 시장에 전달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재정경제부와 여당 일각에서는 내년부터 종합부동산세가 도입되는 등 보유세가 강화되는 만큼 거래 활성화를 위해 중과세 유예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었다.


더구나 재정과 금융의 '올인'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전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인만큼,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부동산 규제 완화 밖에 없지 않느냐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정부·여당과 청와대의 최종 조율 결과는 부동산시장 회복이란 현실론보다는 투기억제라는 원칙론을 재확인하는 것으로 모아졌다.


◆부동산정책,투기억제에 초점


1가구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문제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바로미터로 평가돼 왔다.


정부는 지난해 10·29 부동산종합대책의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고 있는 상황에서 종합부동산세 도입을 골자로 한 보유세제 개편을 확정한 터다.


여기에다 양도세 중과를 예정대로 시행한다면 시장 위축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을 중심으로 하는 청와대 참모진은 정책의 신뢰성이 훼손될 것을 우려,예정대로 강행하자고 주장했다.


혼선 끝에 청와대 참모진의 의견이 받아들여졌다.


정부 관계자는 "일시적인 고통이 뒤따르더라도 개혁 원칙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 참여정부의 판단"이라며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은 투기억제를 통한 집값안정에 포인트가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투기지역 얼마나 풀릴까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3일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 및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을 만나 부동산 시장 위축 방지를 위해 주택거래신고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등을 실태조사를 통해 다소 풀기로 했다.


주택거래신고지역은 거래세가 실거래가로 과세되는 지역,투기과열지구는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는 지역,투기지역은 양도세가 실거래가로 과세되는 지역을 말한다.


하지만 실제 규제가 풀리는 지역은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투기지역 등은 각종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인데 투기 억제를 정책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참여정부가 이를 대폭 해제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 때문이다.


실제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도입을 논의한 지난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투기지역 해제를 미뤘다.


지난달 초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 해제된 서울 풍납동과 암사동은 사유가 투기진정이라기보다는 문화재보호구역이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되는 임대주택 활성화방안


정부는 대신 임대주택 건설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민간자본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미분양주택을 임대사업용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재경부와 건교부 등은 구체적으로 임대사업자나 건설업체가 미분양아파트 등을 매입해서 서민층에 임대해 줄 때 지원책을 마련키로 했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것은 세제지원과 금융지원이다.


세금 측면에선 임대사업자 등록 이후 미분양아파트를 매입한 다음 세를 줄 때 취득세와 등록세 감면폭을 넓혀주는 것과 양도세 감면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재 양도세는 5가구 이상,10년 이상 보유해야 감면된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