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남부권의 인기주거지역에서 올 연말 분양될 예정이었던 최고급 주상복합아파트들이 잇따라 분양을 연기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용산 '파크타워'(현대건설 삼성물산),여의도 'LG한성자이'(LG건설),목동 '트라팰리스'(삼성물산) 등 서울 서남부권 '빅3' 주상복합들이 내년 2월로 분양시기를 미뤘다. 인허가 지연 등 사업 일정상의 문제외에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인 기준시가 9억원 이상의 고가(高價) 아파트가 대부분이어서 분양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분양연기 잇따라 용산 파크타워는 당초 지난 11월로 예정됐던 분양시기를 내년 2월로 연기했다. 사업지가 확장되면서 재개발조합과 용산구청간의 협의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여의도 LG한성자이 역시 재건축조합과 아파트 옵션 등의 협의가 늦어지면서 내년 2월 중순께로 분양시기를 늦췄다. 목동 트라팰리스도 인허가가 늦어지면서 내년 2월 분양에 들어가기로 잠정 결정했다. 예정대로 올 연말 분양에 나서는 곳은 이달 초 모델하우스를 개장한 대우건설의 '대우 월드마크 용산' 뿐이다. ◆종부세가 발목(?) 건설사들은 가뜩이나 분양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종부세가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불안해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이례적으로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에 의뢰해 잠재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목동 트라팰리스의 분양가가 어느 정도면 적당한가'를 조사했다. 사전 시장조사를 통해 종부세를 내면서도 매입할 의향이 있는가를 미리 점검한 셈이다. 또 대우 월드마크 용산의 분양성공 여부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주택의 경우 국세청이 고시한 기준시가가 9억원 이상일 때 종부세가 부과된다. 현재 기준시가는 시가의 80∼90% 수준이어서 분양가가 10억원 이상이면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가구당 평균 분양가가 10억원대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이들 빅3 주상복합의 경우 상당수 가구가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될 전망이다. 현재 분양 중인 대우 월드마크 용산 53평형의 분양가는 10억2천5백만원이다. ◆전망은 엇갈려 현장 중개업소에서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종부세 대상 주상복합을 분양받는데 대한 부담은 적지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심현섭 목동 트라팰리스 소장은 "올 하반기 내내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을 만큼 관심이 커 종부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