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코스닥 '버블' 붕괴 이후 코스닥시장 벤처기업 10곳 중 7곳이 물갈이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이날 현재 코스닥시장 벤처 소속부에 편입된 358개사 가운데 67.2%에 해당하는 241개사가 코스닥 거품이 붕괴된 다음인 지난 2001년이후 새로 등록한 기업들이다. 이에 비해 코스닥 열풍이 불었던 지난 2000년에도 벤처 소속부에 있었던 기업들은 104개사로 29.1%에 그쳤다. 이외 10개사는 2001년 이후 일반기업으로 등록했다가 지금은 벤처 소속부로 옮긴 곳들이며 나머지 3개사는 2000년 당시 일반 소속부에서 현재 벤처 소속부로 변경된 곳들이다. 따라서 지금의 코스닥시장 벤처업종은 코스닥 '버블' 때와 비교하면 70% 정도가물갈이된 상황이다. 코스닥시장 전체로보면 현재 885개 등록기업(투자회사 5개 제외) 가운데 2001년이후 신규 등록한 기업이 47.9%인 424개, 2000년 이전 등록한 기업이 52.1%인 461개로 절반 정도 물갈이가 진행된 상태다. '버블' 당시에 있었던 코스닥기업 중 79개사가 지금까지 퇴출당한데다 '젊은 피'인 438개사가 신규 등록한데 따른 것이다. 대주주 또는 대표이사의 자금 횡령 또는 배임 등의 잇따른 불미스러운 사건이여전히 추락한 코스닥시장의 신인도 회복을 가로막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물갈이도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정수 애널리스트는 "일부 벤처기업들이 머니게임 등에 치중하면서 물갈이가 많이 됐다"면서 "신뢰도 회복을 위해선 퇴출 요건을 보다 강화하고인수ㆍ합병(M&A)을 활성화해서 진짜 알짜 기업들이 남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정보팀장은 "벤처는 소프트웨어,기술 중심이기 때문에 나스닥에서도 물갈이가 많이 이뤄지는데 코스닥시장은 거품이 많았기 때문에 물갈이수준이 심했다"고 말했다. 코스닥등록기업의 한 최고경영자도 "부정적인 일들은 집중 부각되는 반면 코스닥기업의 긍정적인 측면은 잘 전달되지 않는다"며 "코스닥기업들이 거래소시장으로이전을 생각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최윤정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