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치동 잠실동 목동 등 인기주거지역의 급매물 아파트 호가가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1가구 3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쏟아진 급매물이 대부분 소화된데다 양도세 중과 시기에 대한 당·정·청의 견해가 엇갈리면서 매물회수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기수요가 아직 살아있는 인기주거지역에서는 급매물 호가가 올라가고 있다. 서울 대치동에서는 청실·은마·미도아파트 등의 급매물 호가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들 단지는 선경이나 우성아파트에 비해 입지여건이 떨어져 급매물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왔던 곳이다. 김진오 메인공인 사장은 "청실아파트 로열층 35평형의 경우 6억5천만∼6억6천만원까지 급매물로 쏟아졌지만 대부분 팔리면서 지금은 급매물 호가가 6억8천만∼6억9천만원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월 말까지 목동 3단지 27평형의 급매물 호가가 3억2천5백만∼3억5천만원까지 떨어졌지만 현재는 3억7천만∼3억8천만원까지 뛰었다. 특히 급매물이 많았던 20평형대에서 호가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조희창 쉐르빌공인 사장은 "1가구 3주택 양도세 중과 시기에 혼선이 생기면서 '연말까지 팔지 않아도 되는게 아니냐'는 문의가 잦다"며 "일부 집주인들이 급하게 팔려고 내놓은 매물을 회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파구 잠실 재건축아파트는 연내 개발이익환수제 관련 법안처리까지 불투명해지면서 급매물 호가가 확연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잠실 2단지 13평형의 경우 최고 4억4천만원까지 급매물 호가가 떨어졌었지만 최근 4억6천만∼4억8천만원까지 시세를 회복했다. 이처럼 급매물 호가가 오르는 것은 그동안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쏟아졌던 급매물이 상당수 팔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해당지역 중개업소에서는 지난달 초순을 지나면서 급매물 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매수세가 약한 상황이어서 급매물 호가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견해가 대세다. 잠실 에덴공인 김치순 사장은 "잠실 1,2단지 재건축아파트는 급매물 소화로 반등세를 탔던 게 사실이지만 매수세가 없어 다시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아직 1가구 3주택에서 벗어나지 못한 집주인들이 호가를 더 낮춘 '급매물'을 내놓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