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내 보수파와 소장 개혁파 의원들이 1일만남을 갖고 당의 정체성과 변화 방향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 소장 개혁파 그룹인 수요모임과 보수파 모임인 자유포럼 소속 의원들은 이날 저녁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만찬을 겸한 합동모임을 갖고 당의 진로와 정국현안에대한 대처방안 등을 논의했다. 당내 보-혁 그룹이 공동모임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상대방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힘과 동시에 `4대입법' 등 정국현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수요모임을 이끌고 있는 정병국(鄭柄國) 의원은 만찬에 앞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의원총회나 공개적인 자리에서 서로 의견개진을 하다 보니 오해 아닌오해도 있었다"며 "같은 당을 하면서 대화없이 지낸다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해서우리가 밥 한끼 사달라고 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회동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만남에는 수요모임측에서 정 의원을 비롯, 원희룡(元喜龍) 남경필(南景弼)김기현(金起炫) 이성권(李成權) 박승환(朴勝煥) 의원 등이, 자유포럼에서는 이방호(李方鎬) 안택수(安澤秀) 김기춘(金淇春) 박종근(朴鍾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수요모임측의 원희룡 의원은 회동에 앞서 연합뉴스와 가진 통화에서 "당이 변화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해 서로간 공감을 이끌어내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오늘모임을 당내 좌와 우의 접점 찾기로 볼 수 있는 만큼 이를 계기로 향후 생각이 다른모임간 충분한 대화와 토론의 자리가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성권 의원은 "정국 현안에 대해 각자 의견을 말하고 당의 위치와 향후 진로에대해 자유롭게 의견 개진을 하는 자리"라면서 "이 과정에서 당연히 `4대 입법', 특히 국가보안법에 대한 얘기가 나오게 될"이라고 말해 치열한 `설전'(舌戰)이 펼쳐질가능성을 예고했다. 자유포럼측 의원들도 이번 만남에서 서로간 오해가 있다면 해소하되 쟁점에 대한 입장은 분명히 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이방호 의원은 "우리 생각을 알리고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면서 "당 노선에 대해 우리는 좌편향되면 나라가 위험해진다고 보고,수요모임은 시대의 흐름이라고 주장하는 만큼 술 한잔 하면서 이견을 좁혀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북한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관점이 서로 다르다"며 "그 연장선상에서 우리는 국보법 유지를, 수요모임은 과감한 개폐를 주장하고있다"며 입장차가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원희룡 출당론' 등을 제기하며 당내 `보-혁 갈등' 논란을 불러일으켰던김용갑 의원은 이번 회동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를 이런 식으로 하면 되겠느냐는 얘기만할 것 같고 이방호 의원 등이 의견이 같기 때문에 안나간다"면서 "`4대 악법' 저지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걸고 싸워야 하는데 뒤에서 자꾸 딴죽걸면 안된다. 설사 의견이 달라도 당론을 따라야 한다"고 말해 소장파 그룹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한편 원희룡 의원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한나라당이 펼치고있는 `4대입법 저지 사이버 홍보전'은 타인의 블로그 등에 일방적으로 게시물을 올리는 방식으로 오히려 반감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인터넷에서 소위 `한나라당 알바 논쟁'이 재현될 수 있다"고 당 지도부를 상대로 `쓴소리'를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