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를 이용한 수능 부정행위는 선배에서후배로 '대물림'돼온 것일까. 휴대전화 부정행위에 대한 제보가 지난해 수능 직전에도 광주시교육청 홈페이지에 게시됐던 것으로 26일 드러나면서 부정행위 '대물림' 의혹이 가증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게시된 내용도 올해 수능을 앞두고 부정행위 수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게시글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돼 이같은 부정행위가 수년째 대물림됐을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있다. 26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능시험 하루 전인 11월 4일 홈페이지 게시판에 '재수생'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몇년전부터 모 고교를 비롯한 몇몇 학교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수능 커닝을 하고 있으며 올해도 이를 시도하려 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이 네티즌은 "내신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수능에서 일반 학생들보다 문제를 빨리 푼 뒤 수능시험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문자를 보내면 이를 다시 수험생 각각에게 문자를 보내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같은 수법은 이번 수능을 앞두고 광주시교육청 홈페이지에 게시됐던 부정행위를 경고하는 글과 거의 유사한 내용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경찰 수사 과정에서 논란을 빚어온 휴대전화를 이용한 부정행위의 대물림 현상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K군은 "후배 도우미들과 고시원에서 정답을 보내준 대학생들도 20명 가량 되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작년 수능때 '선수'들의 도움을 받은 부정 수험생들"이라고 주장, 대물림 부정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K군은 "작년, 재작년에도 수능부정 행위가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학교 친구들은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이번 사건 수사 대상자 이외에도 각 언론 인터뷰와 광주시교육청 인터넷홈페이지 등에는 수년전부터 이같은 부정행위가 '대물림'돼 왔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 관련자 141명에 대한 경찰의 조사 과정에서 '대물림이 있었다'고 진술한 사람은 전혀 없고 '단지 소문으로 들었다'는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사건이 선배들에게 까지 확산되는 것을 막고 선배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들이 입을 맞췄을 가능성도 있지만 141명이나 되는 학생들 가운데 '대물림'에 '도우미'로 참여한 사람이 없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소문에 그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일부에서 대물림이 있었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데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내용의 인터넷 제보가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부정행위 '대물림'은 일부에서 제기되는 루머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소문의 진원지 등 떠도는 주장에 대해 확인중에 있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kj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