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락하고 있는 환율이 연말 상승장에 대한 기대를 안고 있는 주식시장의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은 프로그램 매매 동향이 주가 흐름을 좌우하는 기관 장세가 펼쳐지고 있지만 환율이 계속 가파르게 하락할 경우 수출주를 비롯한 증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18일 거래소시장에서 개장 이후 약보합권에 머무르던 종합주가지수는 장 마감을앞두고 낙폭을 키워 9.58포인트(1.07%) 하락한 875.84로 마감했다. 개인은 320억원, 외국인은 112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기관은 1천39억원을 순매도했고 이중 프로그램 매물이 706억원 나온 것이 주가 하락의 원인이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천70원선마저 힘없이 무너진 것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지만 주가에 미친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달러화 약세가 우리나라 뿐 아니라 경쟁국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고 환율 하락이 물가 안정, 가계의 실질 구매력 향상, 내수 기업의 원자재 비용 경감 등에 따른내수 회복 효과도 있다는 긍정적인 인식이 아직까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환율 하락으로 수출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는 현대차(-2.77%), 기아차(-2.28%), 현대미포조선(-10.37%), 현대중공업(-5.30%) 등 자동차와 조선주는 낙폭이 컸다. 전문가들은 현재 환율의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지적하고 1천원선마저 위협받을 경우 내수 침체 속에서 국내 경기를 지탱하고 있는 수출의 채산성이 크게 악화되고 결국 경제 전반과 증시도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환율 하락에 따른 외국인투자자의 환차익 발생, 연말 배당을 노린 프로그램 매수세의 유입 기대 등 증시의수급 환경은 좋지만 환율 문제 때문에 낙관만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환율이 지지선으로 생각하는 1천50원 이하로 떨어져 1천원선마저 불안해 질 경우에는 증시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환율의 바닥이 어디인지 보다는 하락 속도가너무 가파른 점이 수출기업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해외 증시가 조정을 받을 경우 국내 증시는 환율 문제까지 겹쳐 조정의 폭이 더 깊을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