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치러진 제15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의 난이도에 대한 수험생들의 불만이 증폭되는 가운데 문제유출 의혹까지 제기돼 주목된다. 16일 한국산업인력공단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시험 직후 건교부와 시험을 주관한 공단의 홈페이지에 수험생들의 난이도 및 변별력에 대한 이의제기로 건교부 홈페이지가 15일 한동안 다운된데 이어 공단에 항의 전화가 빗발치면서 업무가 마비될지경이다. 두 기관의 홈페이지 외에도 각 언론사 홈페이지와 청와대 인터넷 신문고에도 이번 시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특히 이들 홈페이지에는 시험문제 사전 유출 의혹과 함께 이번 시험의 `무효'를주장하는 글도 실리고 있다. 2차 시험을 본 한 수험생은 실명까지 공개하면서 모 학원에서 출제한 중개업법령 모의고사 문제가 이번 시험에 그대로 출제됐다고 주장했다. 중개업법 17번 문제는 이 모의고사 50번 문항과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나왔고 28번 문제는 42번, 30번 문제는 51번, 38번 문제는 46번, 40번 문제는 54번 문항으로 번호만 바뀌어 출제됐다는 것이다. 해당 모의고사를 출제한 학원은 전국부동산중개협회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오답 시비에 이어 이번에는 복수정답 등 이의도 제기됐다. 수험생들은 2차 B형 36번과 41번 문제의 정답이 2개이며 2차 B형 2번과 73번은아예 정답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난이도 논란에 이어 시험 문항 유출에, 정.오답 시비까지 제기되면서 일부 수도권 수험생들은 건교부 항의방문과 집단소송 제기 움직임을 보이며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광주 K학원의 응시생 300여명은 이날 오후 긴급 모임을 갖고 향후 대응방안을논의했다. 이들은 "시험 문제 유출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라 수년째 계속돼 왔다"며 ""중개사 자격증에 대한 총체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중개사 자격증의 불법 대여가 자행되는 상황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을상실한 시험이 그런 불법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지난 8회 시험에서처럼 커트라인을낮추든지 중개사 수가 문제라면 차제에 격년제로 시험을 실시하거나 2-3년 유예기간을 둔 뒤 상대평가로 바꾸는 등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공단 관계자는 "난이도는 실무 부서에서 확인중이고 정.오답 시비는현재 이의제기를 받고 있기 때문에 최종 답안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매년 공인중개사 시험의 객관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으며 이번에도문제점이 드러난다면 적당한 방법을 강구, 개선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광주=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