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한국축구에서 제 역할을 명성이 아니라 실력을 통해 찾고 싶습니다. 그래서 더 완벽한 준비가 필요한 때입니다."


25년간의 현역생활을 마치고 16일 귀국한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35.전 LA갤럭시)는 16일 오전 귀국 직후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선경기등 국내 체류활동과 향후 자신의 진로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다음은 홍명보와의 일문일답.


--귀국 소감은.


▲오랜만에 귀국했는데 새벽 공기가 참 맑고 좋다.


미국에서 지난달 8일 은퇴 기자회견을 했지만 그동안 선수생활을 해온 걸 돌이켜보면 고국에서 은퇴에 대해 밝히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 곧장 회견장으로 달려왔다.


또 작년 소아암 어린이돕기 자선경기에 이어 올해는 폭을 넓혀 소년소녀가장돕기 자선경기로 행사를 갖게 됐다.


귀국한 목적은 이 두 가지다.


자선경기는 아시아권으로 확대해 추진할 생각을 갖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아시아권 스타들과 함께 하고 싶다.


올 연말 경기에 히딩크 감독에게 참석을 요청했더니 이미 스케줄이 잡혀 있어 미안하다며 다음 기회에 꼭 오겠다고 하더라.


--은퇴 이후 진로는.


▲일단 내년 1월 미국으로 돌아가서 현지의 어린이축구교실을 2-3곳으로 확대해 운영할 생각이다.


그리고는 2-3년 정도 공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우선 영어실력을 길러야 하고 그 다음 스포츠 마케팅과 스포츠 행정, 비즈니스 등 3분야 정도를 공부할 계획이다.


로스앤젤레스 근처 학교에 다닐 생각이고 이미 2-3곳을 알아보고 왔다.


--현역 지도자로 활동할 생각은 없나.


▲그건 아니다.


내 앞길은 열려있다.


단 지금은 이런 쪽의 공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동안 해온 운동보다 몇배 더 힘든 일일지도 모른다.


지도자 자격증은 틈나는대로 딸 생각이다.


--몰디브전을 앞두고 있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그동안 대표팀 경기를 단 한경기도 보지 못했다.


내가 뭐라고 해줄 말은 없다.


지금 대표팀 선수들은 내가 있을 때보다 더 많은 경험, 더 좋은 실력을 갖고 있다.


충분히 해낼 걸로 믿는다.


팬들의 믿음이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다.


--박주영(고려대)과 같은 유망주들을 만나 지도와 격려를 해줄 계획은.


▲생각을 갖고 있다.


유망한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또 자기 의사를 분명히 전달할 줄 아는 선수들이 되도록 도와줘야 한다.


--대표팀 세대교체에 대한 말이 많다.


특히 수비진의 노쇠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대표팀 수비수였던 선배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대표팀 수비진의 나이가 많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수비는 나이가 많은게 경험상 장점일 수도 있다.


한마디 하자면 노장 선수들을 좀 더 아껴야 할 필요가있다.


그들이 힘을 비축하도록 해주고 뒤를 받쳐줄 선수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


나도 2002한일월드컵에 뛰지 못할 뻔했던 아픈 기억이 있는데 그 이유가 바로 그전 2000년에 무려 50경기를 뛰어서 힘이 소진됐기 때문이었다.


지금 유상철이나 최진철같은 선수는 경기 수가 너무 많아 힘을 비축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정말 필요할때 힘을 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동안 몸담았던 미국축구의 가능성은.


▲미국프로축구(MLS)는 10년 후 유럽리그를 능가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은 다른 빅 스포츠에 밀려 고전하고 있지만 어린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운동이 축구다.


인프라와 코칭 시스템도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