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12년 북대서양에서 침몰한 호화여객선 타이태닉호의 잔해가 수심 3천750m의 바닷속까지 찾아온 관광객들과 보물추적꾼들로 인해 극심하게 파손되고 기물들이 몽땅 사라진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985년 타이태닉호의 선체를 73년만에 처음 찾아낸 해양 탐험가 밥 발라드는 곧 출간될 `다시 찾은 타이태닉'이란 저서에서 지난 6월 다시 찾아간 침몰 현장의 처참한 모습을 공개하면서 "이제 가져갈 만한 것은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고 한탄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사는 자사 전속 탐험가인 발라드의 책중 주요 내용을 12월호에 소개하고 있다. 발라드는 자신의 발견으로 침몰 위치가 드러난 후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심해잠수정들이 타이태닉호의 갑판에 착륙해 갑판을 망가뜨리고 선체와 충돌해 여기저기구멍을 뚫어 놓았다면서 이를 "불도저를 타고 루브르 박물관에 들어가는 것"에 비유했다. 그는 갑판에 잠수정이 거칠게 내려앉았음을 보여주는 수없이 많은 타원형 흔적들이 남았으며 `타이태닉'이란 배 이름이 쓰여져 있던 이물 부분은 최근에 난 깊은상처로 알아볼 수 없게 돼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1997년 영화 `타이태닉'의 흥행 성공으로 이 배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고조되면서 지난 2001년엔 이 배의 갑판에서 수중 결혼식을 올린 미국인부부도 있었다. 발라드는 원격조종 잠수정을 타고 타이태닉호에 접근해 수천장의 사진을 촬영해이를 1985년 발견 당시 상태와 비교한 결과 돛대에 달린 종에서부터 청동 조명기구,나침반, 식기류, 동전, 반지, 브로치, 커프스 버튼 등 전에 있던 물건들은 깡그리사라지고 잠수함들이 부력조절용으로 사용하던 모래주머니와 온갖 쓰레기들만 남아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타이태닉호 침몰지역을 국제기념해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국제협약 체결을위해 의회를 상대로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다. 영국은 지난해 이 협약에 서명했고 미 국무부는 동의했지만 상원의 인준을 남겨놓고 있다. 발라드는 잠수 관광선들의 주요 발진국인 러시아와 프랑스, 일본도 이협약에 서명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최소한 100만척의 침몰선들이 잠들어 있는 바다는 세계 최대의 박물관이라면서 타이태닉호조차 보호를 받지 못한다면 그보다 이름이 덜 알려진 배들의 운명은말할 것도 없다고 우려했다. (워싱턴 AP.로이터=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