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박스ㆍ플레이스테이션2(PS2) 등 게임기용 국산게임이 북미시장에 이어 일본 등지에서도 판매 1위를 차지하는 등 선풍을 일으키고있다. 이에 따라 그간 틈새시장인 온라인게임 일변도였던 한국 게임산업이 세계 게임시장의 중심인 게임기 시장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소프트맥스[052190]는 12일 PS2용 롤플레잉 게임 '마그나카르타: 진홍의 성흔(이하 마그나카르타)'이 일본 발매 하루만인 이날 소니의 PS2 일본 공식 사이트(www.jp.playstation.com) 집계에서 출시작 판매순위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국산 게임이 일본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특히 외국 게임에 대한 배타성이 적지 않은 일본에서 일본 업체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PS2 게임으로 시장 진입에 성공한 것은 놀라운 성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마그나카르타는 최근 일본의 대표적 게임잡지이자 평가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주간 패미츠(패미통)'에서 주간 최고인 32점(40점 만점)의 우수한 평점을 획득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이 점수는 패미츠에서 전체 출시 게임중 15% 안팎의 소수 뛰어난 게임에만 부여하는 '골드' 등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골드 등급 게임은 한달간 패미츠 '게임의 전당'에 오르는 등 우수작으로 공인받게 된다. 패미츠 평론가들은 '중후한 세계 설정과 장대한 스토리에 아름다운 무비가 풍부하게 삽입되는 등 대작다운 대작', '이야기의 압도적인 박력이 높이 살만하며 한국의 개발자만이 가능한 어려운 철학을 볼 수 있는 드라마', '새로운 시도에 도전하는의욕이 전해지는 작품' 등의 찬사를 보냈다. 특히 일본의 유명 대작게임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그래픽과 유명 캐릭터 디자이너 김형태씨의 독특하고 섹시한 캐릭터, 높은 완성도 등으로 일본 게이머들의 입맛에 딱 맞는 작품이라는 평을 얻었다. 마그나카르타 일본 배급을 맡은 반프레스토사는 일본 프로축구에서 뛰는 안정환 선수를 모델로 기용한 TV 광고까지 내보내며 마그나카르타 띄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소프트맥스는 남코사의 '제노사가(33점)', 코나미의 '환상수호전(30점)' 등 최근 출시된 PS2용 롤플레잉 게임 중 마그나카르타와 비슷한 점수를 획득한 작품들이 일본안에서만 40만장 이상의 팔린 점으로 미뤄 마그나카르타도 당초 목표했던 연내 일본시장 20만장 판매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판타그램의 '킹덤 언더 파이어: 더 크루세이더즈(이하 KUFTC)'도 지난달 29일 영국ㆍ프랑스 등 유럽 14개국에서 일제히 발매돼 각국 판매순위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기세를 올리고 있다. KUFTC는 지난달 24∼30일 프랑스 최대의 게임 체인점인 마이크로매니아(Micromania) 판매순위 2위, 영국의 게임협회인 ELSPA(Entertainment & Leisure Software Publishers Association) 판매순위 8위 등을 기록했다. 특히 이는 1주일간의 판매량이 집계된 다른 게임과 달리 29ㆍ30일 등 발매 이후 이틀만의 기록으로 주간 판매량 순위에 든 것이어서 더욱 두드러진다. KUFTC는 또 지난달 12일 북미시장 발매 이후 북미 최대의 게임판매 체인점인 EB게임즈(EBGames) 집계 주간 판매순위 5위, X박스용 게임중에서는 1위로 베스트셀러에 선정되는 등 북미에서도 순조로운 판매를 이어나가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들 게임의 성공으로 그간 온라인게임에만 편중됐던 한국 게임업체들의 개발능력이 세계 게임계의 주류인 게임기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앞으로 국내 업체들도 온라인게임에만 '올인'하기보다는 게임기용 게임 등으로 투자를 다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