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들에게 회사의 경영 상황을 정확하게 얘기해주는 가교 역할을 해왔던 게 새한의 노사화합에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11일 섬유의날을 맞아 노사화합에 기여한 공로로 산업자원부장관상을 받게 된 하태헌 ㈜새한 구미공장 노조위원장(50)은 "노조원들을 설득하기보다는 회사 상황을 이해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새한은 지난 2000년 5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후 사원들이 1백여일 간 파업을 벌이는 등 심각한 노사갈등을 겪었다. 1백일 간의 파업을 거치면서 사원들은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같은해 8월 조합을 설립,하 위원장을 초대 노조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당시에는 노사간 갈등 뿐 아니라 사원들끼리도 온건파와 강경파로 나뉘어 불신과 반목이 무척 심했죠. 저는 일단 화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체육대회,가족초청 이벤트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조합원들의 화합을 이끌었습니다." 노·노갈등을 해결한 허 위원장은 노사간의 신뢰를 쌓는 일에 착수했다. '화섬업계 전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노사가 싸우기만 하면 모두 죽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그는 "노조 대의원대회에 경영진이 방문해 경영 실적 및 주요 경영 전략 등을 투명하게 이야기하고 노조가 추진하고 있는 이슈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만들었다"며 "이 같은 노력에 따라 조합원들이 경영진을 경계의 대상에서 상호 신뢰의 협력적 파트너로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새한 노사는 이후 3년 간 임금동결과 복리후생 축소 등을 무교섭 타결시켜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성과를 조합원들에게도 인정받아 하 위원장은 매번 60% 이상의 찬성률로 세번째 연임을 할 수 있었다. 한편 11일 열리는 제18회 섬유의날 기념식에선 ㈜형지어패럴 최병오 대표가 철탑 산업훈장을,에소시에이트마챈다이징㈜ 한국연락사무소 김호영 지점장은 산업 포장을 수상한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