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지도부의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 방문 강행을 앞두고 프랑스 의료진은 8일 아라파트가 병세 변동이 없이 여전히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9일 오후 아흐마드 쿠라이 총리 등팔레스타인 지도자 4명과 회담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파리 교외의 페르시 군 병원 대변인인 크리스티앙 에스트리포는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아라파트 수반이 처한 의학적 상황으로 인해 방문객 면회를 제한한다고말했다. 그는 "아라파트가 혈액 장애로 10일 전 입원했으며 그간 전반적인 상태에서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며 "5일간 증세에 따른 치료를 받은 후 호전됐으나 이후 걱정스러운 상태가 돼 중환자실로 옮겨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라파트 수반의 부인 수하 여사가 요구한 신중함을 존중하는 가운데성명이 작성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날 밤 파리에 도착하는 팔레스타인 지도부의 아라파트 면회가 허용될 지 여부가 주목된다. 한편 엘리제궁은 이날 시라크 대통령이 8일 밤 파리로 오는 팔레스타인 지도부와 9일 회동한다고 발표했다. 시라크 대통령과 만나는 인사는 쿠라이 총리,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집행위원회 사무총장인 마흐무드 압바스 전 총리, 나빌 샤스 외무장관, 라휘 파투흐 의회의장 등이다. 이들 4명은 다른 프랑스 정치 지도자들도 만날 예정이다. 이들은 아라파트가 입원, 치료중인 페르시 군 병원을 방문하려다 수하 여사가 "남편을 생매장하려한다"고 비난하자 방문을 취소했다가 다시 이를 번복해 병원을 찾기로 했다. 수하 여사는 알 자지라 TV와 인터뷰에서 "권력을 물려 받으려는 한줌의 사람들이 아부 암마르(아라파트)를 매장하려고 파리로 오려고 한다"며 모종의 음모가 있다고 비난했었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쪽에서는 "아라파트는 가족 소유물이 아니며 아라파트 수반의 건강 상태를 알아보려는 지도부의 노력을 아무도 막을 수는 없다"고반박했다. 파투 의회 의장도 파리로 출발하기에 앞서 AFP에 "우리는 아라파트를 보고 실제적 정보를 알아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언론들은 병원을 방문하는 팔레스타인 지도부가 아라파트의 생명 연장을 위해 사용되는 의료 기기를 제거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파리=연합뉴스) 이성섭 특파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