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제작비 150억 원으로 회당 제작비만 3억 원.3년 전부터 기획됐으며 방송 전 사전 촬영기간만 1년. 소설가 박경리가 25년에 걸쳐 집필한 소설 '토지'가 완간 후 처음으로 드라마로제작돼 오는 27일 SBS TV를 통해 방송된다. 총 50부작의 분량으로 완간된 5부 21권의 내용을 모두 다룰 예정이다. 김현주(최서희)와 유준상(김길상)이 주연을 맡았고 김명호, 이혜선 작가가 공동집필을 한다. 드라마 '관촌수필', '왕룽의 대지', '화려한 시절'의 이종한 PD가 연출을 맡았다. '토지'는 1974년에 영화로 한 번 제작됐고 KBS가 1979년과 1987년 두 번에 걸쳐드라마로 제작했다. 1979년 한혜숙이 주연을 맡은 '토지'는 박경리가 3부를 집필하고 있을 때 전파를 탔고, 1987년 최수지 주연의 '토지' 역시 4부가 집필되고 있을때 방송됐다. 대작 드라마인 만큼 투입된 물량도 엄청나다. 경상남도 하동과 강원도 횡성 두곳에 드라마를 위한 세트가 새롭게 지어졌다. 하동에는 주인공 최서희의 최참판댁을중심으로 한 40여 동의 건물이 들어섰고 횡성에도 80여 동이 지어졌다. 횡성 세트는용정, 회령, 진주는 물론 중국 하얼빈과 일본의 일제시대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고있다. 두 곳의 세트를 짓는 데만 75억 원의 제작비가 들었다. 연출을 맡은 이종한 PD는 물량이 늘어난 것과 함께 "이야기를 풀어갈 때 인간에중점을 두는 방식으로 예전의 '토지'와 차별성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 PD는 "'토지'는 5부에서 전체 주제가 명확해진다. 원작의 본질과 문학성을손상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압축할 생각이다"라며 "사건 위주의 갈등보다는 인간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현재 18회까지 제작을 마친 '토지'에는 아역을 포함해 출연진만 80명이 넘는다. 최서희의 재산을 빼앗는 조준구 역의 김갑수를 비롯 박상원, 김혜선, 도지원, 김유석, 이순재, 이정길, 김미숙, 이민영, 정찬 등이 출연한다. 이들 가운데서 특히 주목해야 할 인물이 최서희 역의 김현주. 한혜숙과 최수지에 이어 드라마 3대 최서희 역을 맡았다. 숱한 후보자들을 제치고 서희 역을 맡은 김현주는 "일반적으로 '서희'라면 예전드라마의 이미지 때문에 냉철함을 떠올린다. 이번에는 단순히 독한 여자 뿐만 아니라 부인과 엄마로서도 내면의 따뜻함을 표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희 곁에서 든든하게 지켜주는 남편 김길상 역으로는 유준상이 낙점됐다. 고아출신의 머슴에서 서희의 남편이 됐다가 다시 독립군으로 변신하는 인물이다. 유준상은 "이전과 달리 속내를 드러내는 길상이 될 것이다. 부처님처럼 말 없이서 있는 인물이 아니라 인간적인 면을 확실하게 나타낼 것이다. 캐스팅 후 몇 달 동안 소설 '토지'를 모두 읽으며 캐릭터도 열심히 연구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