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 종목의 퇴출과 신규 진입 기준으로 상업성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최근 IOC로부터 받은 '올림픽 종목 평가 설문지'에 따르면 IOC는 설문지의 전체 33개 문항 중 TV 중계권료, 주요 대회 스폰서십 액수, 평균유료 관중 수 등 상업성을 평가하는 5개 문항을 포함시켰다. IOC는 현행 28개 올림픽 정식종목과 가라데, 골프, 럭비, 스쿼시, 인라인롤러스포츠 등 신규 진입 희망종목 5개 등 33개 종목 국제연맹에 이 설문지를 발송했고 오는 15일까지 보고서 형태로 완성해 제출토록 했다. IOC 설문지는 종목의 전통, 대중성, 환경영향, 경기 운영 및 판정, 발전계획 등5개 테마로 나눠 해당 종목의 현황을 조사하기 위한 것이다. 대외비로 분류된 이 설문지 중 대중성 평가 항목에는 "최근 국제대회에 어떤 기업이 스폰서로 나섰고 스폰서십 액수는 어느 정도인지'와 'TV 중계권료의 액수는 얼마인지', 'TV 중계에 얼마나 자주 노출됐는지' 등을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또 주요 대회 취재진 규모와 팬 확보를 위한 해당 종목의 다양한 노력 등도 IOC의 관심 대상이었다. 대중성 항목 외에도 다른 항목들이 있기는 하지만 설문 자체가 상업성 관련 문항이 사실상 종목 평가의 '변별력'을 좌우하게끔 짜여져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IOC는 이 자료를 토대로 종목별 평가를 한 뒤 내년 7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오는 2012년 하계올림픽 정식 종목을 결정할 방침이다. IOC가 이같은 방식으로 종목별 평가를 할 경우 태권도는 다소 불리한 입지에 놓이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신규 진입 희망 종목 중 가라데는 상업성에서 태권도와 비슷하지만 유럽과 미주에 저변이 넓은 럭비와 골프는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WTF 관계자는 "IOC의 이번 평가는 현행 28개 종목을 더 이상 늘리지 않는 선에서 향후 올림픽 종목 재조정을 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며 "올림픽 종목으로서의 발전 가능성과 대중성의 확보 여부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