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초 아파트 거래세(취득 및 등록세)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대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인기주거지역의 겨울철 이사 수요가 사라질 조짐이다. 매년 겨울방학은 학군 이주 수요로 인한 거래 성수기이지만 거래세 인하를 기다리는 실수요자들이 아파트 매입 시기를 내년으로 미룰 가능성이 높아 겨울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내년부터는 매매거래가 정상화되면서 생계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일선 중개업소들은 기대하고 있다. 2일 일선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번주 들어 거래세 인하 방침이 알려지면서 실수요자들이 거래세 인하 이후로 주택매입 시기를 늦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 행운공인 박헌순 실장은 "아파트 매입 시기를 저울질하던 실수요자들이 내년 초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의를 해오고 있다"며 "거래세 인하 영향으로 연말까지는 매매거래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 에이스공인 조병희 대표는 "개포동에서 내년 초 31평형 아파트를 사면 연내에 살 때보다 1천7백만원이나 취득·등록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며 "이런 마당에 누군들 매입시기를 늦추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선 중개업소들은 '겨울장 실종'을 싫어하지 않는 분위기다. 1∼2개월만 더 참고 견디면 매매기능이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성남시 분당 이매동 금탑공인 유영금 사장은 "한달에 계약서 1장 쓰기도 힘든 것이 요즘의 현실"이라며 "현재 알려진대로 거래세가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다면 실수요자의 교체수요와 내집마련 수요는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거래세가 낮아지더라도 아파트 가격은 재상승하기 힘들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곽창석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의지가 워낙 확고한데다 지역적으로 공급과잉 상태도 나타나고 있어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