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째 표류하고 있는 서울 한남동 단국대 부지 개발사업이 이번에는 가시화될까. 1일 대형건설업체들에 따르면 씨제이비전이라는 시행사(부동산개발업체)가 최근 단국대 부지를 재개발하겠다고 나섰다. 이 업체는 대형건설업체들을 찾아다니면서 시공사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 9월 스타포드라는 시행사가 사업을 추진하다 포기한 후 한동안 잠잠하던 단국대 부지 재개발사업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셈이다. 작년 9월 스타포드가 사업을 추진할 당시에는 우리은행이 프로젝트파이낸싱 주간사로 참여해 3천억원을 지원키로 함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개발 기대감이 높았다. 씨제이비전의 사업계획에 따르면 단국대 부지는 25평형 아파트 2백62가구,55평형 아파트 7백70가구,81평형 빌라트 2백72가구와 상가 등으로 구성되는 고급주택단지로 재개발된다. 그러나 대형 건설업체들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 시행업체가 땅 주인인 단국대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았는지,복잡하게 얽힌 채무 관계를 조정할 자금력은 있는지 등이 검증되지 않아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건설업체들은 단국대 부지에 대해 여전히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 실현성 없는 사업이라고 외면하다 만에 하나 실제로 개발사업이 추진되면 시공권을 놓치는 등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D건설 관계자는 "단국대 부지가 워낙 노른자위여서 대형 건설업체들은 관심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시행·시공사 부도로 복잡하게 꼬여버린 권리관계,단국대 재단측의 소극적인 의지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단국대 부지 문제는 탈출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4년부터 추진된 단국대 부지 재개발사업은 고도제한,시행·시공사 부도 등으로 난관에 봉착한 후 11년째 표류해오고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