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28일 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고성능 폭발물 실종 논란의 진원지인 이라크 알-카카 군수품 기지의 위성사진을 공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이 29일 보도했다. 국방부가 공개한 사진은 미군이 이 지역에 진입하기 전인 2003년 3월 17일에 고성능 폭발물인 HMX가 보관됐던 알-카카 군수품 기지의 56벙커 일부를 찍은 것이다. 이 사진에는 사막에 설치된 6개의 벙커 가운데 한곳에 트랙터 트레일러와 작은차가 서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국방부는 사진 설명을 통해 이 벙커에 폭발물이 들어 있었는지 또 이들 화물이 다른 곳으로 이동됐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도 이 사진에 `선적작업'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국방부측의 이같은 사진 공개가 최근들어 이들 폭발물이 미군의 이라크 함락 이후에 약탈됐다는 논란이 가속화된데 따른 방어차원으로 해석했다. 대선을 채 일주일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전쟁 이후 전략이 적절하지 않아 무장단체들의 손으로 넘어갔다고 공격하는 만큼 이라크 전쟁 이전에 후세인 정권에 의해 이미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는 부시대통령측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사진으로 인해 언제 폭발물이 옮겨졌느냐는 논란이 해결됐다고 평가하는 것은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신문은 부시 행정부의 한 관리 조차 이 사진에 대해 "이라크 전쟁이전 사찰단이 이 지역을 떠났을 때와 바그다드 함락 후 미군이 이 지역에 진입한 사이에 어떠한 활동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라며 "이 사진 장면이 어떤 내용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주장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WSJ은 전날 ABC 방송이 보도한 비디오테이프에 따르면 이 사진이 촬영된 것보다 한달 뒤 알-카카를 찾은 미군이 현장에서 폭발물을 찾아냈다고 전했다. 특히 신문은 바그다드가 함락된 뒤 수주간에 걸쳐 알-카카 군수품 기지는 안전하지 못했었다고 지적, 약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들 폭발물이 핵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도 있지만보다 더 직접적인 위협은 미군을 상대로 한 부비트랩이나 자동차폭탄테러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들 폭발물이 약탈됐다 하더라도 이라크에서 구할 수 있는 폭발물의 양에비교할 경우 소량에 불과하다고 폭발물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기자 choinal@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