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 침공과 관련된 작전계획인 `우발계획(Contingency Plan)'을 이라크전쟁 개시 5개월전에 영국군에 전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미 국방부가 짠 이 계획은 이라크의 한 군사훈련소에서 지난해 9월 동료를 살해한 혐의로 군사재판에 회부된 이언 블레이마이어 영국군 예비역 상병의 재판 과정에서 공개됐다. 26일 열린 공판에서 사건발생 당시 훈련 책임자였던 크리스토퍼 워런 중령은 증언을 통해 "미국의 (이라크 침공 관련) 군사행동 계획이 2002년 10월 영국군에 전달됐다"고 말했다. 이라크 전쟁은 지난해 3월 시작됐으므로, 이 같은 증언은 미국의 대 이라크 군사작전이 최소한 전쟁개시 5개월전에 구체화됐음을 뜻하는 것이어서 논란을 야기할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영국 국방부는 27일 "우리는 항상 우발계획이 존재함을 알고 있었지만 전쟁돌입 여부는 의회에서 심의가 이뤄진 작년 3월까지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영국 의회는 지난해 3월18일 이라크에 대한 군사작전을 승인했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는 또 영국군 지휘부가 2002년 12월 초부터 대 이라크 군사작전이 개시될 가능성에 대비, 참전할 병사들에 대한 훈련실시를 희망했다는 증언도나왔다. 이와 관련, 워런 중령은 "국방부 산하의 국방위기관리기구가 승인해 주지 않아당초 군 지휘부가 희망했던 것보다 훈련일정이 1∼2개월 늦춰졌다"고 말했다. (캐터릭 AP=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