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정부는 다음 달 8일부터 미국 달러화의 통용을 전면금지한다고 25일 발표했다.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카스트로의 비서실장인 카를로스 발렌시아가는 쿠바 중앙은행의 포고령을 통해 모든 거래는 태환 가능한 쿠바의 페소화로만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쿠바는 지난 90년대 초반 구소련의 붕괴로 원조를 받지 못하게 되자 미국 달러화의 통용을 허용하는 경제 자유화를 단행했다. 쿠바 정부는 관광 수입을 늘리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93년 달러화 소유를 합법화했다. 쿠바 정부가 달러화 통용을 금지한 것은 미국 정부가 쿠바로 달러화를 송금한 은행에 대해 제재를 가한 데 대한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은 지난 40여년 동안 쿠바에 대해 경제제재를 시행해오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5월 쿠바에 달러화를 송금한 스위스의 UBS 은행에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쿠바에 거주하는 쿠바인과 외국인은 지금까지 제한 없이 달러화를 보유할 수 있었으나 오는 11월 8일부터는 은행과 환전소에서 10%의 수수료를 내고 페소화로 교환해야 한다. 포고령에 따르면 11월 8일 이전에는 수수료 없이 달러화를 페소화로 교환할 수 있다. (아바나 AP=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