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사랑에만 초점을 맞춘 드라마입니다." 1990년대 말 트렌디 드라마의 효시인 MBC TV '질투'를 연출한 이승렬 PD가 다시정통 멜로물로 승부를 건다. 최근 몇 년 동안 '국희', '황금시대' 등 시대와 어우러진 멜로 드라마를 주로선보였던 이 PD는 23일 첫 방송하는 SBS TV의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극본 마진원등, 연출 이승렬)에서 감각적인 사랑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강력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다보면 사랑보다는 일 쪽으로 흘러가고는 했어요. 이번에는 순수한 사랑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이 PD로서는 심적 부담도 있다. '발리에서 생긴 일', '파리의 연인' 등을 통해SBS가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았다가 최근 '매직' 때문에 주춤한 주말 밤 시간대를 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PD는 최근 MBC TV '선물', SBS TV '스크린' 등 자신의 연출작으로도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드라마로 예전 명성도 되찾아야 한다. 이에 이 PD는 필승 카드로 지성과 유진을 내세웠다. 지성은 최근 KBS 2TV '애정의 조건'에 출연한 데 이어 영화 '혈의 누'의 촬영에임하고 있다. 드라마에서는 재벌 후계자이지만 사고 때문에 기억상실증에 걸린 후강원도 시골에서 지은수(유진)과 사랑을 나누는 강현우 역을 맡았다. 유진으로서는 이번 드라마가 2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 2002년 박용하와 출연했던 KBS 2TV '러빙유' 이후 첫 드라마 출연이다. 유진은 사랑했던 지성이 홀연히 사라진 후 서울에서 다시 그를 만나 안타까워한다. 여기에 류수영, 이보영이 가세했다. 류수영은 지성의 라이벌로 그룹의 고문 변호사 정태민으로 등장하며, 이보영은 재력가의 딸로 유진에게 지성을 빼앗긴 후 독한 여자로 변해가는 윤수진 역을 맡았다. 이혜영도 이 드라마를 통해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극본은 마진원, 조윤영, 손황원 등 3명이 공동 집필한다. 일단 유명 PD와 스타급 연기자들이 손을 잡았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성패는 결국 재벌가, 기억 상실 등 흔한 극중 구도를 어떻게 새롭게 표현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 PD는 "상투적으로 보이지 않게 할 연출가적 감각이 있다"고 했고, 허웅 책임프로듀서도 "같은 소재라도 어떤 PD와 작가가 다루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성과 유진, 그리고 이 PD가 위기에 봉착한 SBS TV 주말 시간대를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