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본토에 대한 알-카에다의 9.11 테러공격 과정을상세히 기술한 9.11 테러 진상조사위원회의 567쪽짜리 보고서가 13일 미국에서 권위있는 문학상 수상작 후보에 지명됐다. 9.11 테러 보고서는 지난 7월 발간된 이후 100만부 이상 팔려 나가는 등 미 정부가 발간한 공식문서로는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의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전미도서재단은 9.11 보고서가 올해 `전미도서상(National Book Award)'의 논픽션 부문 수상작 후보에 올랐다고 이날 밝혔다. 미 정부 문건이 미국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문학상 중 하나인 전미도서상후보에 오른 것은 지난 73년 뉴욕주(州)가 애티카 주립교도소 폭동사건을 주제로 발간한 보고서에 이어 전미도서상 54년 역사상 2번째다. 전미도서상은 논픽션 등 4개 부문에서 수상자가 선정된다. 4개 부문에서 총 20개 작품이 경합중인 올해의 수상자 발표는 오는 11월17일 있을 예정이다. 각 부문의수상후보 지명자는 1천달러, 수상자는 1만달러의 상금을 받는다. 9.11 보고서가 전미도서상 수상 후보에 오른 것은 충격적인 9.11 테러사건을 사실적이면서도 구조적으로 잘 설명하는 등 딱딱한 보통의 정부 문건과는 다르게 읽기쉽게 씌어졌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시사잡지 `뉴욕커'의 미디어 담당 기자이자 작가인 켄 올레타는 "정부 보고서는대체로 고고학자들이 화석을 발굴하는 것 처럼 정독하더라도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재미없고 난해하게 기술되는 경향이 있었다"며 "그러나 9.11 보고서는 이야기식으로서술된데다 글의 짜임새도 잘 돼 있어 읽기가 편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일각에선 특정된 저술자가 없는 보고서가 전미도서상 수상작 후보에 오른 것을 놓고 의아해 하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출판 잡지 ` 퍼블리셔즈 위클리'의 선임 칼럼니스트인 존 베이커는 "정부 위원회가 작성한 9.11 보고서가 작가들에게 주로 시상돼 온 전미도서상 수상작의 후보로지명된 것은 다소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parksj@yna.co.kr